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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인도몽 ‘악전고투’…최대 투자처 손상차손
크래프톤의 ‘인도몽(夢)’이 악전고투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부터 투자한 기업들이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크래프톤은 장부에서 덜어낸 게임 플랫폼 기업의 지분을 정리하고,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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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인도몽(夢)’이 악전고투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부터 투자한 기업들이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크래프톤은 장부에서 덜어낸 게임 플랫폼 기업의 지분을 정리하고, 인도에서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기업은 손상차손 처리했다. 이 가운데에도 인도에서 매출 1500억원을 거둬들이며 시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크래프톤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웹소설 연재 앱을 서비스하는 인도 ‘나사디야테크놀로지(이하 나사디야)’ 투자금 522억원 중 201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손상차손이란 시장가치가 하락해 회수할 수 있는 자산 가치가 장부금액보다 낮아지면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나사디야 장부가액은 428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줄었다.
크래프톤은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게임 신작을 개발할 계획으로 2021년 나사디야의 지분 17.1%를 522억원에 확보했다. 투자한 인도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나사디야의 경영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21년 82억원 △2022년 331억원 △2023년 97억원 △2024년 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은 △2021년 14억원 △2022년 58억원 △2023년 31억원 △2024년 3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이 투자한 인도 기업은 나다시야를 포함해 여섯 곳 중 다섯 곳이 손실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순손실 규모는 △이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 49억원(지분율 15.6%) △스포츠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 31억원 (31.9%) △인도 오디오 ‘쿠쿠 FM’ 운영사 메비고 랩스 132억원(12.2%) △경영 컨설팅 기업 ‘애니캐스트 테크놀로지’ 18억원(9.4%) △웹사이트 유지관리 기업 ‘탈렌트 언리미티드 온라인 서비스’ 58억원 (23.2%) 등이다.
‘인도 트위치’로 불리는 ‘로코 인터렉티브(이하 로코)’는 손실이 이어지면서 지분 11.41%를 전량 매각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 6월 로코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시드 라운드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총 83억원을 투입했다.
인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는 인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포켓 에이스’에서 독립한 기업으로 인도에서 라이브 게임 스트리밍과 e스포츠를 이끌었다. 미국의 유명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와 사업이 유사해 ‘인도 트위치’라는 별칭이 붙었다.
투자 첫해 로코는 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후 2022년 382억원, 2023년 158억원으로 내리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은 △2021년 4억원 △2022년 14억원 △2023년 14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이 계속되자 크래프톤은 로코 투자와 관련해 2023년 65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2020년 11월 현지 법인 ‘펍지인디아’를 설립하고 '배틀그라운드'의 손현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인도지사 대표로 발령했다. 글로벌 확대를 강화하는 가운데, 청년 인구의 비중이 높은 인도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손 CFO는 중국 기업과 국내 금융권의 경력을 바탕으로 투자처를 발굴하고 인도 기업을 관리했다.
크래프톤의 인도 피투자기업 실적 부진은 중국과 인도의 갈등에서 빚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2020년 카슈미르 라다크 지역의 국경 분쟁 이후 인도는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각종 제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인도 앱마켓에서 삭제되며 크래프톤의 인도 진출이 차질을 빚었다.
현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크래프톤은 정부 규정을 준수하며 2023년에 BGMI 서비스를 재개했고, 지난해 누적 매출 1억달러(약 1460억원)를 기록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인도 구자라트 주 정부와 게임 생태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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