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적자 늪' 빠진 카카오페이…돌파구 '소액결제'도 역부족일 듯

Numbers_ 2025. 3. 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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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카카오페이…돌파구 '소액결제'도 역부족일 듯

카카오페이가 '휴대폰 소액결제' 사업을 검토하려 한다. 카카오페이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가 적자에서 벗어날 돌파구로 삼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이다.21일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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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휴대폰 소액결제' 사업을 검토하려 한다. 카카오페이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가 적자에서 벗어날 돌파구로 삼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카카오페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달 24일 열리는 회사 정기주주총회 정관 변경 안건으로 '신규사업목적 추가의 건'이 올라왔다. 추가하려는 사업목적은 통신과금서비스제공업이다.

통신과금서비스제공업은 재화와 서비스의 대가를 통신요금과 함께 청구·징수하거나, 거래정보의 송·수신 및 대가의 정산을 매개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쉽게 말해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다. 대표적인 통신과금서비스제공 기업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 PG사)을 하는 다날, KG모빌리언스 등을 들 수 있다.

즉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PG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PG사는 온라인 결제를 대신 처리해 주는 결제대행사다. 계좌이체, 카드결제, 간편결제, 상품권결제, 휴대폰 소액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에 연결해준다. 신용카드사와 직접 계약을 맺기 어려운 상점 등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PG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PG사인 페이민트를 자회사로도 두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PG사 추가 인수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카카오페이가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를 하게 되면 PG사로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은 온라인 상품 결제뿐 아니라 게임 아이템 거래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음원·영상·웹툰·웹소설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 확대와 함께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단건 결제가 가능한 콘텐츠는 그 금액이 비교적 소액인 데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가 콘텐츠의 쉽고 빠른 소비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카드 정보 없이 휴대폰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금융이력이 없어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이들도 휴대폰만 있으면 가능한 것이 소액결제다. 금융취약계층뿐 아니라 미성년자도 이용할 수 있는 셈인데 2023년 말 소액결제 가능 연령이 만 19세에서 12세로 낮아지기도 했다. 소액결제 한도는 2012년 30만 원에서 2020년 100만 원으로 상향됐다.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은 2023년 기준 연 7조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0년부터 연평균 5~10%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 3사도 공동개발한 본인인증 서비스 PASS에 자체적으로 휴대폰 간편결제를 도입하는 등 관련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와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휴대폰 소액결제는 PG사에게 돈이 되는 사업이다. 다른 결제 방식보다 가맹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수료가 높기 때문이다. 다날을 기준으로 보면 수수료는 △신용카드 3.2% △계좌이체 1.8% △휴대폰 소액결제 실물 4%, 디지털콘텐츠 7~12% 수준이다.

다만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가 PG사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보긴 어렵다. 수수료를 통신사와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PG사가 통신사로부터 대금을 받기 전 가맹점에 대금을 먼저 지불하는 형태라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에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적자의 탈출구가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소액결제 시장은 다날, KG모빌리언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3사가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특허를 3사가 잡고 있었던 지라 특허가 만료된 2020년부터 다른 시장 참여자들이 들어올 수 있게 됐다. PG사 수도 계속 늘어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G사 수는 159개다.

카카오페이는 대내적으로 이커머스·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카카오 계열사와 긴밀한 결제 서비스 협업을 통해 결제 규모를 키워 나가려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주요 외부 가맹점에서의 결제 규모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가맹점을 발굴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카카오페이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휴대폰 소액결제를 제공하는 가맹점을 늘려가는 등 추가적인 결제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 기회를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확정된 건 아니고 검토하는 차원에서 정관 변경 안에 넣어둔 것"이라며 "진행 여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영업손실은 △2022년 455억 원 △2023년 566억 원 △2024년 575억 원이다. 영업수익은 △2022년 5214억 원 △2023년 6154억 원 △2024년 7662억 원이다. 카카오페이의 영업수익은 비금융업과 금융업(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페이증권)에서 나온다.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금융업이다. 

비금융업에 해당하면서 카카오페이의 핵심 사업인 결제서비스(온라인·오프라인·해외 결제)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4.04%에서 2024년 63.95%로 줄어들었다. 결제서비스 매출 증가율은 2023년 전년 대비 13%, 2024년 전년 대비 9.5%를 각각 기록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자회사로는 △케이피보험서비스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페이민트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매출 규모는 다른 자회사들에 비해 작지만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곳으로는 PG사인 페이민트가 유일하다. 지난해 기준 매출 34억 원, 당기순이익 6억 9000만 원이다.

카카오페이는 그간 사업목적으로 2022년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전문개인신용평가업 △후불결제 및 여신업무, 2023년 △온라인 상품·용역 판매중개업, 2024년 △위치정보 및 위치기반서비스업 등을 추가해 영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대안신용평가, 후불형 교통카드, 대출 중개, 보험상품 비교·추천, 위치 기반 '내 주변' 등이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