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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주주들] DB그룹 계열사 합병에 김준기 전 회장 '재소환'
DB그룹 계열사인 DB월드가 DB메탈을 흡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 DB하이텍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DB월드가 지난해 모회사인 DB하이텍으로부터 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끌어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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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계열사인 DB월드가 DB메탈을 흡수하기로 한 것에 대해 DB하이텍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DB월드가 지난해 모회사인 DB하이텍으로부터 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끌어가더니, 이를 토대로 자본잠식에 빠진 DB메탈을 구제해 주는 그림이라서다.
여기에 더해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적자의 늪에 빠진 DB메탈의 빚에 보증을 섰다는 의혹까지 맞물리면서, 결국 DB하이텍의 돈으로 해당 채무를 갚아 김 회장의 짐까지 덜어주려는 셈이란 해묵은 논쟁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DB월드는 DB메탈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DB월드는 올해 5월 8일 임시 주총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DB월드와 DB메탈 두 곳 모두 최대주주는 DB하이텍이다. DB하이텍은 DB월드 지분 81.76%, DB메탈 지분 28.83%를 보유하고 있다. DB월드와 DB메탈의 합병비율은 1대 0.0362402로 산정됐다. 합병가액은 각각 1만1341원, 411원이다. DB월드의 경우 부동산 등의 가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어 상속세·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라 1주당 순자산가치로 평가했다.
DB월드는 골프장 운영과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업체다. DB메탈은 주요 종속회사인 DB월드건설을 포함해 합금철 사업 부문과 건설 사업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DB월드는 흡수합병 목적에 대해 "DB메탈의 대규모 유휴부지를 확보하고 DB월드건설의 시공능력과 결합함으로써 부동산 개발시행·설계관리·시공·관리 및 운영까지 부동산업 전 영역에서 역량을 내제화해 종합부동산회사로 발전하고 합금철 제조업까지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B하이텍 돈으로 '자본잠식' DB메탈 품어
DB하이텍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DB메탈의 재무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DB월드가 DB하이텍에서 가져간 자금을 기반으로 이를 품어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DB메탈은 완전자본잠식 직전까지 몰려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 163억원, 자본금 790억원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2023년과 지난해에만 각각 1106억원, 767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으면서 건전성이 크게 나빠졌다. 만약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하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
반면 DB월드의 지난해 말 총자본은 2945억원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총자산은 3417억원, 부채는 47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6.1%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 199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DB월드가 더욱 안정적인 재무 여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DB하이텍이 자리하고 있다. DB월드는 지난해 DB하이텍으로부터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8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에 지난해 말 유동자산이 97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91.6% 급증했다. DB월드가 순자산가치를 기반으로 평가된 합병가액 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유상증자의 덕이 컸다.
김 회장 지급보증 얽힌 채무까지 '합병'
DB하이텍 소액주주 측이 DB월드의 DB메탈 흡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더 있다. DB메탈의 차입금에 김 전 회장의 지급보증이 얽혀 있다는 오래된 의문 때문이다. DB메탈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는 하나·KDB산업·우리·한국수출입·NH농협·신한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과 관련해 특수관계자로부터 지급보증금액 1542억원을 제공받고 있다고 기재됐다. 지난해에는 1084억원으로 줄었다.
소액주주 측은 여기에 언급된 특수관계자가 김 전 회장 혹은 그의 일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DB메탈이 DB월드로 흡수되면 해당 채무도 그대로 옮겨진다. DB메탈이 부채 상환 능력을 의심받는 현실이 합병법인에 의해 해소되면서, 보증으로 묶여 있는 김 회장도 위험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리고 DB하이텍이 부담한 유상증자 자금이 이런 작업을 가능케 했다는 해석이다.
이상목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김 전 회장의 빚을 결국 DB하이텍 돈으로 갚는 작업이 시작됐다"며 "이번에는 DB월드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자금으로 합병을 통해 또다시 지급보증 1500억원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액주주 연대가 우려할 때마다 회사는 과도한 해석이라 폄훼했다"며 "그런데 DB하이텍 주주총회가 끝나기 무섭게 DB월드와 DB메탈을 합병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들이 이처럼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건 그럴 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DB아이엔씨가 DB메탈 흡수합병을 시도했을 때도 소액주주들은 같은 이유로 반발했다.
특히 이 사안이 국회에서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은 한층 뜨거워졌다. 같은 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DB메탈의 차입금에 대해 1512억원의 지급보증을 선 사람이 김 전 회장임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다.
결국 그해 국감 직후 DB아이엔씨는 DB메탈 흡수합병을 철회했다. 당시 DB아이엔씨는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합병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일부 주주들의 우려 등을 감안해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한 바 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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