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성장 한계 명확하다던 카카오VX…실적 악화에 매각 '먹구름'

Numbers_ 2025. 3. 26. 16:49

▼기사원문 바로가기

 

성장 한계 명확하다던 카카오VX…실적 악화에 매각 '먹구름'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인 카카오VX를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매각설을 공식화하면서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 업계가 성장성 측면에서의 한계를 지적하는 가운데

www.numbers.co.kr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 퀀텀. /사진 제공=카카오VX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인 카카오VX를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매각설을 공식화하면서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 업계가 성장성 측면에서의 한계를 지적하는 가운데 실적까지 크게 악화하면서 일단은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다만 벤처캐피탈(VC) 쪽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내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카카오VX 매각을 연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중 카카오VX와 그 종속기업으로 구성된 골프사업 부문의 매각 계획을 수립했고 2025년 중 해당 계획이 이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지분 65.1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VX를 매각할 것이란 이야기는 지난해 중순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당시 카카오VX에 대해 IB 업계에서는 성장 한계가 명확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카카오VX는 스크린 골프 및 골프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인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골프가 흥행하면서 알짜 자회사로 꼽히던 곳이었다. 2021년 카카오VX는 연결 기준 매출액 11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2.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에서 78억원으로 큰 폭 늘었다. 2022년에도 매출액 1777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스크린 골프 업황이 크게 악화됐고 2023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별도 기준 매출액 1242억원, 순손실 184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액은 15% 하락했고 순손실은 69% 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연결로 잡히는 회사도 매각대상에 포함했다. 카카오VX의 종속 기업은 △테인스밸리 △프렌즈골프 홀딩스(베트남) △비글 △가승개발 △상해지스윙체육용품유한공사 △태식유한공사 등이 있다. 이들 중 지난해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테인스밸리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1억원이 안되는 8886만원 수준이었다. 특히 상해지스윙체육용품유한공사와 가승개발의 매출액은 0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VX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업가치도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8월 카카오VX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스톤브릿지는 카카오VX의 기업가치를 5798억원으로 평가했다. 당시 스크린 골프 업계가 호황을 보였고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던 만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업황도 좋지 않은 만큼 이번에는 당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VC인 뮤렉스파트너스가 카카오VX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희망은 남아있다. 지난해 말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도 조건 등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뮤렉스파트너스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답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