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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고려아연·영풍·MBK' 혼재된 이사회 향후 운영은

Numbers_ 2025. 3. 3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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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고려아연·영풍·MBK' 혼재된 이사회 향후 운영은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첫 자리였다. 주주, 경영진 모두 집중투표제가 낯선 만큼 회사 측은 주주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30분의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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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용산 몬드리안 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첫 자리였다. 주주, 경영진 모두 집중투표제가 낯선 만큼 회사 측은 주주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30분의 투표 시간을 부여했다. 사전 설명도 꼼꼼하게 고지하는 등 주주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어느 이사가 주총 문턱을 넘는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양측 오너일가의 임기가 내년 마무리되는 만큼 유리한 입장을 대변해 줄 이사를 최대한 많이 이사회에 포함시켜야 한다.

"집중투표제는 처음이여서..." 

1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가 통과됨에 따라 이번 주총부터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가 선임된다. 

만약 1주를 갖고 있다면 기존 방식에선 1주를 한명의 후보에게만 투표 가능했다. 반면 집중투표제는 선임 이사 수 만큼 의결권이 생긴다.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후보자는 8명 뿐이다. 1주에 8을 곱한 총 8주의 의결권이 생긴 만큼 8명에게 각 1주씩 표를 배분할지, 8주를 한명에게 몰아줄지 주주가 선택해야 한다. 

생소한 투표 방식인데다 주주들이 검토해야 할 후보만 22명에 달했다. 이를 감안해 회사는 투표 시간으로 30분을 부여했다. 주주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여러 후보에게 중복 투표가 가능하단 점도 거듭 공지했다. 

이사회 '기울어진 운동장' 여전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달 12일 기준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10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최내현 켐코 대표, 김보영·권순범·서대원 사외이사 등 총 5명이 임기 만료됐다.  

고려아연은 고려아연은 박 사장, 최 사장, 김보영·권순범 사외이사 등 4명을 재추천하는 한편, 제임스 앤드류 머피, 최재식, 정다미 등 이사 3명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박 사장이 가장 많은 주주의 지지로 재선임됐으며 김보영·권순범·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 이사 순으로 다득표로 선임됐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7명 가운데 5명이 주총을 통과한 것이다.  

영풍·MBK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권광석 이사,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이 다수의 지지로 선임됐다. 특히 김 부회장은 득표 순위 8위로 총 8명을 뽑는 커트라인에 안착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는 18명으로 재편됐다. 향후 이사회에 추가로 들어올 수 있는 인원은 1명 뿐이다. 출석 의결권 가운데 71.11%의 동의를 얻어 고려아연 이사 수가 '19명'으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18명 이사 중에서 영풍·MBK 우호 이사는 이날 주총을 통과한 3명과 장형진 영풍 고문 총 4명이다. 이사회 과반을 점유하지 못했다. 이는 향후 의사 결정 시 영풍·MBK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윤범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은 절실했다. 영풍·MBK가 이사회 과반을 점유했다면 최 회장의 재선임을 막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장형진 고문도 내년 고려아연 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주총 안건 올리기 전 이사회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현 이사회 구성원으로는 장 고문의 재선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