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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에 美 이어 행동주의까지 '침공'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외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됐다.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인 미리캐피탈에 이어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스틱의 주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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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외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됐다.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인 미리캐피탈에 이어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스틱의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아직 두 회사는 스틱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저평가가 지속될 경우 공개적으로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얼라인은 이번달 27일 기준으로 스틱의 지분 6.64%(276만9478주)를 확보했다. 얼라인이 스틱 지분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228억원이다. 얼라인 측은 "지난해부터 스틱 지분을 모았다"며 "스틱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해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얼라인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출신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이며 이사 선임, 지배구조 개편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얼라인은 2023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과 계약 종료 후에도 로열티를 받았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2021년 설립된 얼라인이 이름을 알린 계기였다. 얼라인은 이날 열린 코웨이 정기 주총에서도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얼라인의 스틱 지분 인수 목적은 일반투자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순투자와 비슷하지만 임원 보수, 이사 선임 반대, 배당금 확대 제안 등 단순투자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얼라인이 아직 스틱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스틱은 이미 미국 행동주의펀드 미리캐피탈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2023년 8월 스틱 지분 5%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지난달 기준 10.78%(446만2097주)를 확보했다. 미리캐피탈도 처음에는 단순투자였는데 2023년 12월 일반투자로 투자목적을 바꿨다.
미리캐피탈은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지위에 있다. 도 회장이 보유한 스틱 지분은 13.46%다. 도 회장의 특수관계자들 중 임원을 제외한 도 회장 일가 지분은 총 13.54%(562만9318주)다. 미리캐피탈과의 지분 차이는 3%포인트 수준이다. 미리캐피탈은 이달 28일 종가(9130원) 기준 107억원만 추가로 투입하면 스틱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미리캐피탈은 지니언스, 가비아의 지분도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어 당장 스틱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리캐피탈이 투자한 국내 기업의 관계자는 "미리캐피탈은 공격적으로 행동주의에 나서지는 않고 글로벌 네트워킹 측면에서 도움 주는 식으로 기업과 소통하고 있다"며 "통사 PE들이 3~5년 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면 미리캐피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본 5~10년동안 투자를 유지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틱이 두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만큼 향후 주가 부양 압박은 거세질 수 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지난해 지분 매입 때부터 스틱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며 "만약 주주제안을 했다면 이번 정기 주총에서 했을테지만 금융사인 만큼 이야기가 잘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틱도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저평가를 인지한 듯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2021 회계연도에는 주당 150원, 2022년에는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주당 2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스틱의 운용자산은 7조원을 웃돌지만, 시가총액은 이달 28일 종가 기준 3805억원에 그치고 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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