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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뉴웨이브] 두산, 박정원 회장 체제 굳건…요원한 ‘이사회 독립성’
두산그룹은 그동안 오너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두산의 이사회 의장 또한 박정원 ㈜두산 대표이사(회장)가 2016년 취임 이후 약 10년간 맡고 있다. 기업 이해도가 높은 오너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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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그동안 오너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두산의 이사회 의장 또한 박정원 ㈜두산 대표이사(회장)가 2016년 취임 이후 약 10년간 맡고 있다. 기업 이해도가 높은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책임경영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지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박정원 회장, 이사회 의장 겸직…분리 계획은 ‘아직’
㈜두산의 이사회는 박정원 회장, 김민철 대표(사장), 그리고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될 유승우 사업부문 CBO(사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허경욱, 윤웅걸, 김혜성, 박선현 등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중 허경욱, 윤웅걸 사외이사도 정기주총에서 재선임될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사내이사 혹은 전문경영인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집단이다. 지난해 기준 ㈜두산을 포함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등 모든 계열사들의 이사회 의장을 대표 혹은 오너 일가가 맡고 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다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르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로 평가되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으며 SK그룹도 2019년 정관에 이를 명시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지배주주이자 오랜 기간 회사에 몸담아온 경영자다. 그룹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하며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이에 박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전문성과 업무집행 효율성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향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계획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두산은 2024년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이사회에서 효과적인 토의가 가능하고 신속한 업무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오랜 기업 경영 경험을 갖춘 3명의 사내이사와 경영, 재무, 국제금융, 리스크 관리, 법무, ESG 등 각 분야의 전문가인 4명의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했다”며 “총 7명의 이사 중 4명의 사외이사를 둠으로써 경영진 등으로부터 실질적인 독립성을 유지하고 중요 의사결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활용 ‘장기간 사외이사’ 중용…오너가 학연 비판도
두산그룹은 과거 오너 일가와 학연으로 연결된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사외이사의 임기가 마무리되면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이동하는 등 오랜 기간 두산그룹과 연을 맺어온 인물들이 많다.
타임라인순으로 살펴보면 2014년 ㈜두산 남익현 사외이사는 2017년 두산에너빌리티 사외이사로 이동한 뒤 2023년까지 두산건설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2017년 ㈜두산 김형주 사외이사는 이전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외이사를 지낸 뒤 ㈜두산으로 이동했다.
2018년 ㈜두산 이두희 사외이사는 상법상 제한된 6년간의 임기를 마친 뒤 2024년 두산밥캣의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2019년 ㈜두산 천성관 사외이사는 이전에 두산건설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2024년 ㈜두산 박선현 사외이사는 두산계열의 오리콤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사외이사 중 일부는 오너 일가와 학연으로 엮여있기도 하다. 두산밥캣의 이두희 사외이사는 박 회장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두산 허경욱 사외이사는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1년 후배다.
실제로 2022년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두산의 허경욱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허 후보자는 박용만 회장의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 1년 후배”라며 “CGCG는 한국적 상황에서 학연관계가 있는 후보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부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활용해 장기간 사외이사의 임기를 보장하는 방식은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또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장기간 합을 맞춰 오면서 의사결정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상존하는 구조다.
지난해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당시에도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당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주주들이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가 과연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회사와 전체 주주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을 품었을 것”이라며 “감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번 분할합병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되짚어보고 지배주주로부터 이사회 독립성이 좀더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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