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한화 삼분지계] 증여세만 '2218억'…'세금 리스크'도 계산된 승계?

Numbers_ 2025. 4. 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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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분지계] 증여세만 '2218억'…'세금 리스크'도 계산된 승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증여와 함께 2218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부담이 뒤따르지만 안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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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증여와 함께 2218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부담이 뒤따르지만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계열사 배당 여력, 과거 승계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치밀하게 설계된 승계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22.65% 지분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31일 공시했다. 증여된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이 4.86%,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3.23%씩이다.

이번 증여로 삼형제의 ㈜한화 직접 지분은 총 20.51%으로 확대됐다. 이들이 100% 보유 중인 한화에너지(㈜한화 22.16% 보유)를 통한 간접 지분까지 합치면 총 42.67%에 달한다. 이는 김 회장의 현재 보유 지분(11.33%)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법적·실질적으로도 경영권이 삼형제에게로 완전히 이양됐다는 의미다. ㈜한화 측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해소하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여로 발생하는 증여세는 약 2218억원으로 추산된다. 2025년 4월 말 확정되는 기준 주가에 따라 다소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삼형제는 각각 약 700억원 안팎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자산만으로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규모다.

△연부연납(최대 5년 분할 납부) △지분담보 대출 △㈜한화 및 주요 계열사의 배당 확대 등을 조합한 납세 전략이 동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한화의 2024년 말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3조1100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조1600억원에 달해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별도 기준으로도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배당성향(약 10%)을 소폭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세금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여기에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는 한화솔루션과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각각 배당과 투자수익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증여는 단순한 지분 이전을 넘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16%를 들고 있는 핵심 중간 지주회사다. 장기적으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지분 맞교환 △한화에너지 상장 △㈜한화의 자사주 활용 등 다양한 구조 재편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지주사 격인 ㈜한화는 최근 수년간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한화솔루션), 금융(한화생명)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연결 기준 자산 규모는 64조원, 매출 55조6000억원, 순이익 1조67000억원으로 내실도 안정적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는 행보다. 이번 증여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인수 등 대규모 거래가 잇따른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와의 연관성을 차단하고 그룹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한편 이번 증여는 한화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앞서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을 일부 증여할 당시에도 세 아들이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 본인도 1981년 선친에게서 한화그룹을 넘겨받을 때 277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이는 당시 국내 기업인 중 최대 수준의 세금 납부 사례로 기록돼 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