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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7년 만 한화오션 지분 매도…3500억 이익 배경은 '인내'

Numbers_ 2025. 4. 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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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7년 만 한화오션 지분 매도…3500억 이익 배경은 '인내'

하나은행이 출자전환으로 받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7년 만에 전량 매도하면서 3500억원 이익을 보고 현금화에도 성공했다. 한화오션 지분을 가진 다른 은행에 비해 하나은행이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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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소재 하나은행 본점 전경 /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은행이 출자전환으로 받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7년 만에 전량 매도하면서 3500억원 이익을 보고 현금화에도 성공했다. 한화오션 지분을 가진 다른 은행에 비해 하나은행이 긴 시간 '인내'를 갖고 기다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한화오션 지분 매도는 작년 발생했던 상생금융 등의 일회성 비용을 만회하는 등 순이익에도 일조했다. 3일 <블로터>가 하나은행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화오션 주식 매도에 따라 2023년 1388억원, 2024년 2070억원 등 3500억원에 이르는 매각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한화오션이 2017년 자금난을 겪을 때 출자지원 방식으로 자본확충을 도우면서 지분을 획득했다. 당시 한화오션 지분 901만5563주를 출자전환 받았고 KB국민은행은 198만2651주를, 우리은행은 198만3841주를 발행가 주당 4만350원에 받았다. 

당시 채권은행들은 한화오션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무담보채권의 80%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면서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가장 큰 지분을 보유하면서 2017년 말 기준 8.45%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2023년에 한화오션 지분을 정리하면서 소폭 손실을 봤고 우리은행은 지난해 팔면서 소폭 이익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하나은행이 한화오션 지분을 장기간 보유한 것은 쉽지 않은 판단으로 평가 된다. 상장주식은 위험가중치가 높은데다 주식 관련 평가손실은 손익계산서 아래 기타포괄손실로 반영돼 부정적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쳐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선 업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2022년 한화오션 매각 추진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헐값에 팔려 한다는 비판까지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이 관망한 배경은 한화오션의 경영 정상화를 예측한 경영진의 선견지명이 한몫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한화오션은 이후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경영이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하나은행은 남아있던 대출에서 15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지난해 4분기 충당금을 719억원의 관련 충당금을 환입 하면서 한화오션과 관련된 위험 요소들을 대부분 씻어냈다. 

더욱이 한화오션의 매각 차익으로 일회성 비용을 만회하는 효과도 거뒀다. 하나은행은 작년 상생금융 등에서 일회성 비용이 2500억원 가까이 발생했는데 한화오션에서 2000억원의 매각차익으로 이를 상쇄했다. 

하나은행은 작년 순이익 3조3564억원을 거둬 신한은행(3조6954억원)에 이어 2위에 기록했는데 한화오션 매각이익이 없었다면 3위 국민은행(3조2518억원)에 밀릴 수도 있었던 셈이다. 하나은행은 2022~2023년 리딩뱅크를 차지했다가 2023년에 신한은행에게 자리를 내줬다. 

한편 하나은행은 규모는 작지만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 태영건설 지분도 이익을 보고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영건설은 2023년 초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그해 1조5802억원의 손실을 보며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이에 작년 6월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 이뤄졌고 하나은행은 250억원가량의 태영건설 주식을 받았다.

이 밖에 우리은행이 180억원, 신한은행은 100억원, 국민은행은 50억원 규모를 출자전환 했다. 발행가액은 2310원으로 현재 주가는 이를 소폭 상회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1년 의무보호 예수가 걸려 있어 올해 6월 말이 지나야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기업 정상화 지원 의지를 바탕으로 손실인식 부담에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해 장기간 보유했다"며 "출자전환으로 가지고 있는 태영건설 지분은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뒤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rsj111@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