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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김광평 현대제철 전무, 최우선 과제는 '재무건전성 유지'

Numbers_ 2023. 12. 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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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김광평 현대제철 CFO.

현대제철은 기존 고로(용광로) 제품 중심에서 비철강 부문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전통적인 철강중심 사업보다는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인 방향과 전략설정이 시급하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이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김광평 전무를 현대제철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한 것도 이 같은 행보와 맞닿아있다.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통하는 김 전무는 현대제철의 중장기 신사업 투자를 계획대로 완수하기 위해 자금 조달과 리스크 관리를 함께 책임질 전망이다.

 

재무경력만 20년…코로나19 파고 넘었다

 1969년생인 김 전무는 인헌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재정기획팀장을 지내며 20여 년간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당시 현대자동차에서 재경기획팀장을 맡던 그는 현대건설로 적을 옮겼다. 현대건설 경영관리실장을 맡다 2017년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을 달았다. 이후 불과 1년 만에 상무로 또 한 번 승진하며 초고속 승진궤도를 달렸다.

현대건설은 김 전무(당시 재무관리실장 상무) 주도하에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조9939억원에 달한다. 5년래 최대 규모인데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조1313억원, 순현금 규모는 862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전무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환경에도 현대건설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상무를 단 지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CFO 타이틀을 얻게 됐다. 김 전무가 CFO로 승진한 이후부터 현대건설 실적은 개선됐다. 2021년 기준 현대건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8조655억원, 영업이익은 37.3% 늘어난 7535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2391억원, 5749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축소' 기조 지속 전망

철강산업은 경제성장률과 대체로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특히 2020년대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철강 수요는 경기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여왔다. 경기둔화가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김 전무의 핵심 과제다.

현대제철이 부채를 줄이면서 재무 안정성을 높여가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17조672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5조475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2.4%에서 78.1%로 개선됐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조1255억원 규모다. 이익잉여금도 13조9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당장 대규모 조달을 단행해야 할 필요성도 낮다. 이 같은 현대제철의 재무적 지표와 이에 기반한 신용등급(AA)을 고려할 때, 재무전문가 출신인 김 전무는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올 한해 차입금 규모를 집중적으로 줄여갔다. 영업 실적이 하락하는 추세에도 상환을 지속했다. 차입금은 지난해 말 9조977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9조2405억원, 올 3분기 말 기준 8조5225억원으로 하락했다. 순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7조133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에는 6조4057억원이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순차입금 축소는 경영 실적과 향후 투자 규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유동비율도 안정적이다. 3분기 말 기준 현대제철 연결 유동비율은 169.8%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안팎을 보이면 해당 기업이 적정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했다고 평가한다. 유동비율이 너무 높으면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만큼 현대제철은 투자와 재무상황 간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도 친환경·신사업 투자 이어간다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친환경 제철소 전환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김 전무는 수익성을 개선하면서도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선택과 집중'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의 박판열연 전기로 및 정련로를 개수해 프리멜팅(pre-melting) 전기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프리멜팅 전기로는 기존 철스크랩과 함께 직접환원철인 HBI 등을 함께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신 전기로로, 투자 규모만 1564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4년 9월까지 토건 및 설비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신규 수요 발굴과 제품 개발을 추진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초고장력강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성형성을 향상시킨 '3세대 강판 생산 설비'를 2025년 2분기부터 상업 가동해 자동차 전동화 전환 흐름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 국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유럽‧동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 글로벌 건설기계용 수요 확보 등 비조선향 후판 프로젝트 수주 활동도 계획 중이다.

여러 투자 계획이 있는 만큼 변수도 있다. 철강산업은 설비투자단위가 크고 증설에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신규 설비투자는 호황기에 즉각적인 증설이 어려울 뿐 아니라 불황기에도 설비 폐쇄 및 제거에 거액의 손실이 발생해 생산감축이 용이하지 않다. 경기 변동 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산업으로서 불황기에는 만성적인 적자가 지속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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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