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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CFO] 재무역량 발판, '5년래 최대 수주잔고' 일감확보 공격입찰로 I 현대건설③

Numbers_ 2023. 12. 19. 15:17
CFO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현대건설은 재무 역량에 대한 믿음으로 수주 잔고를 늘려가고 있다. 조달 비용이 막대한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위주로 외형 확대에 나서면서 2024년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아미랄’을 수주했다. 국내 물량도 늘리면서 최근 5년간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 중이다.

 

현대건설이 최근 공격적으로 수주 잔고를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임 CFO인 윤여성 재경본부장이 있다. 외부 차입을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 덕분에 현금을 포함한 유동자산이 증가했다.

 

윤 본부장이 부임할 당시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 잔고가 줄면서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2016년 이후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가 줄어들자 그는 외부 차입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의 부채비율은 2018년 117.7%에서 2020년말 104.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의 현금성자산은 2조5860억원에서 3조1868억원으로 증가했다.

 

당시 외부차입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축적한 덕분에 후임자인 김광평 재경본부장(전무)은 자금 운용 부담을 덜었다. 김 전무는 인헌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20년간 재무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이동해 계속해서 재무 업무를 담당해 왔다. 

 

10년 넘게 현대건설의 안살림을 지켜봐 온 김 전무는 다시 외부 차입을 늘리면서 현대건설 매출 확대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2015년 현대건설이 건설사 중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지켜본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무 부임 이후 현대건설은 차입을 늘리며 적극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현대건설 매출액은 2022년 기준 최근 10년 중 최대치인 2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지난해 매출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무가 CFO를 맡은 뒤 현대건설의 유동비율은 200%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부채비율도 증가 추세다. 다만 유동비율을 업계 평균보다 높게 관리하면서 외부 차입을 신중하게 이어가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의 2022년 기준 유동비율은 177%였다. 같은 해 대한건설협회가 집계한 업계 평균 유동비율은 148.8%다.

 

현대건설 최근 5년 실적 (그래픽=김진현 기자)

 

우량한 신용도 기반 자금 조달 원활

 

김 전무는 현대건설의 우량한 신용도(AA-)를 바탕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꾸준히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부임 첫해인 2021년에는 총 세 차례에 걸처 3000억원을 공모 시장에서 조달했다. 당시 1.8%~2.5%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며 미래 자금 수요에 대비했다. 김 전무는 2022년에는 공모채 시장에서 2000억원을 추가 조달하려 했으나 시장 금리가 인상되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김 전무는 이례적으로 회사채가 아닌 유상증자을 통해서도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2021년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우선주를 찍어내 842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금융위원회가 유통주식수가 10만주가 안되는 우선주를 상장폐지하려고 하자 우선주 추가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올해는 총 4100억원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하며 공격적으로 차입을 확대했다. 2월에는 각각 800억원,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총 1700억원을 조달했다. 9월에는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나눠 발행해 24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당초 8월 공모채 수요예측 당시 1200억원을 조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예상보다 3배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증액 발행을 통해 240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발행 금리는 민평금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인 4%대에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높지 않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최근 타 건설사들이 주춤한 사이 수주 잔고를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보수적인 재무 관리와 안정적인 조달 역량 덕분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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