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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금융통' 장민, 케이뱅크 떠난지 한달 만에 컴백…IPO '결자해지'

Numbers_ 2023. 12. 24. 20:50

올해 4월 27일 당시 장민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현 KT CFO, 사진 왼쪽)이 김희권 세이브더칠드런 대외협력부문장과 PC 기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케이뱅크)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손자회사인 케이뱅크의 이사회 멤버로 한 달 만에 컴백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까지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CSO) 겸 CFO를 맡았다. 총자산 44조원 규모의 KT 재무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에 케이뱅크 경영 참여까지 겸하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가 꼽힌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라는 과제를 '결자해지'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29일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 동관 20층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장민 KT CFO,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친다. 이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는 모두 케이뱅크 최대주주(34%)인 BC카드가 추천해 무리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장민 전 케이뱅크 CSO는 올 8월 취임한 김영섭 KT 대표가 단행한 2024년 임원인사에서 KT CFO로 선임됐다. 올해 초 케이뱅크가 IPO에 실패하면서 관련 작업을 총괄했던 장 CFO의 친정 복귀 및 '선수 교체'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은 여전히 장 CFO가 케이뱅크 IPO 작업에 지속적으로 책임을 부여받고 관여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장 CFO는 KT 경제경영연구소, KT 비서실 재무담당 PM(프로젝트매니저)를 비롯해 KT그룹 금융계열사인 BC카드, 스마트로 등에서 전략 부문을 담당한 그룹 내 '금융통'으로 꼽힌다. 특히 BC카드는 2020년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 전량을 넘겨받고 그 이듬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500억원 자금을 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장 CFO가 BC카드 경영기획총괄을 역임할 당시 주도한 결과다.

그 당시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일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도 실적이 상승하는 수혜를 봤다. 이 덕분에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1조25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으나, 이 중 재무적투자자(FI)들의 7250억원치 지분에 대해선 5년 내 IPO를 성공하지 못하면 BC카드가 다시 매입하겠다는 옵션을 붙였다.

장 CFO는 케이뱅크의 자본력을 확충한다면 성장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실적 향상에 성공했지만, 긴축 장기화라는 거시경제적 변수를 이겨낼 정도는 아니었다. 올 3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 감소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630억원 충당금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더욱 연체율이 늘어날 개연성이 커져서다.

실제로 케이뱅크 건전성 지표는 고정이하여신이 올 3분기 기준 1129억원으로 전년 동기(747억원) 대비 382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무수익여신의 경우도 806억원에서 1604억원으로 두배 뛰었다. 수익성 지표는 하락세다. 올 3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 0.27%, 자기자본순이익률(ROE) 2.76%, 순이자마진(NIM) 2.30%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8%포인트, 2.69%포인트, 0.14%포인트 감소했다. 

여신 증가로 위험가중자산(RWA) 또한 늘었지만 순이익이 반등하지 못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또한 우하향 추세다. 케이뱅크의 BIS기준 자본비율은 올 3분기 13.91%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과 맞닿아있다. 이 비율을 맞추려면 분자인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한다.

그런데 중저신용자대출 약 30%를 하도록 의무화됐고, 고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인터넷은행 사정상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IPO를 성공하면 공모로 조달한 자금에 7250억원 또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단기간 내 성공이 쉽지 않다.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또한 투심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고 장기물인 특성상 케이뱅크로선 발행금리가 높을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케이뱅크는 자본 증대를 위한 추가 증자를 하는 선택지가 거론된다.

이런 자금 조달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장 CFO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회사 이사회와 주주들을 설득해 2021년 유증을 성공시켜 케이뱅크가 존립할 수 있게 한 주역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IPO 추진단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 출신인 최우형 케이뱅크 신임 행장의 디지털금융 전문성, 그리고 KT그룹 부동산종합회사인 KT에스테이트 경영기획총괄을 역임한 조이준 BC카드 부사장의 부동산 전문성이 케이뱅크의 수익성 극대화 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블로터>에 "장민 CFO는 케이뱅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며 "이번 KT 인사에서 장민 CFO가 승진을 하면서 케이뱅크에 남아있으려면 행장직으로 가야 했다"고 말했다. KT그룹이 장민 CFO를 중용하면서도 케이뱅크에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가 이번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가 맡았던 케이뱅크 CFO직 후임자는 현재 논의 중이다.

케이뱅크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BC카드도 내년 업황을 대비하는데 만전의 준비를 기하고 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을지트윈타워 사옥 내 부서 총괄책임자와 소속 직원들이 같은 층을 쓰도록 통일 및 효율화하는 작업을 지난주 진행했다.


강승혁 기자 ksh@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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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금융통' 장민, 케이뱅크 떠난지 한달 만에 컴백…IPO '결자해지'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손자회사인 케이뱅크의 이사회 멤버로 한 달 만에 컴백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까지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CSO) 겸 CFO를 맡았다. 총자산 44조원 규모의 KT 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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