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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텍 유상증자]④ '2세 승계' 국면 중책 맡은 홍순만 에프디시스 대표

Numbers_ 2025. 4.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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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텍 유상증자]④ '2세 승계' 국면 중책 맡은 홍순만 에프디시스 대표

오텍그룹이 추진 중인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계기로 외곽 계열사 ‘에프디시스’의 전략적 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을 통해 이 회사를 간접 지배하고 있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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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프디시스 홈페이지 캡처


오텍그룹이 추진 중인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계기로 외곽 계열사 ‘에프디시스’의 전략적 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을 통해 이 회사를 간접 지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승계 구도의 중심에 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에프디시스의 최고경영자(CEO) 홍순만 대표가 주목 받고 있다. 홍 대표는 오텍에서 오랜 기간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과 자금 운용 실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2세 승계를 뒷받침할 전략적 계열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외형 성장기 함께한 CFO

오텍그룹의 지주회사 오텍은 현재 18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납입과 함께 신주 상장이 진행된다. 상장이 예정된 신주는 현재 발행주식총수(1539만1605주)의 55.22%에 해당한다.

오텍은 이번 유상증자가 회사 운영과 연구개발(R&D), 자회사 재무개선 등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계열사 간 자금 운용 구조에서 비롯된 재무 부담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내부거래의 중심축에 놓인 2세 계열사인 에프디시스를 고려하면, 이번 유상증자도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에프디시스의 경영을 총괄하는 홍 대표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오텍이 주요 M&A을 통해 외형을 키우던 시기에 CFO를 맡아 재무 전략을 수행한 인물이기도 하다.

1966년생인 홍 대표는 오텍이 에프디시스(당시 한국터치스크린)를 인수하던 2007년 CFO로 선임됐다. 이후 2010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합류하며 재무라인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단순한 ‘재무 관리자’를 넘어 경영 전략 수립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로 올라선 셈이다.

홍 대표의 이사회 진입은 오텍그룹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오텍은 2011년 1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로부터 에어컨 브랜드 '캐리어'의 한국 법인(현 오텍캐리어)을 인수했고, 같은 해 9월 상업용 쇼케이스 업체인 캐리어유한회사(현 씨알케이)도 품에 안았다. 당시 오텍의 매출은 620억원 수준이었으나, 인수 대상인 오텍캐리어는 연매출 2390억원 규모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6년 3월에는 UTC 계열 오티스의 주차관리사업부(현 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까지 인수하며 제조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마무리했다. 현재 오텍은 국내외 총 6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오너 2세' 회사 맡게 된 홍순만 대표

오텍그룹이 M&A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사이, 내부에서는 조용히 승계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에프디시스가 있다.

에프디시스는 에스에이치글로발(SH글로발) 산하의 공기조화장치 제조 업체로, 2000년 설립된 터치패널 제조 업체 '한국터치스크린'울 전신으로 한다. 2007년 오텍그룹에 편입됐고, 2014년부터 오텍캐리어를 상대로 매출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에프디시스의 전체 매출 607억원 가운데 571억원이 오텍캐리어에서 발생하는 등 사실상 그룹에 의존하는 구조다.

주인도 한 차례 바뀌었다. 2017년 오텍이 돌연 지분을 정리하더니 2018년 SH글로발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H글로발의 지분은 강성희 회장이 20%, 그의 자녀인 강신욱 전무와 강신형 상무가 각각 40%씩 보유한 가족회사다. 그룹 내부 계열사였던 에프디시스는 오너 2세 지배 아래 재편되며, 사실상 승계 구도의 연결 고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강 회장은 홍 대표에게 꾸준히 힘을 실어줬다. 홍 대표는 2015년 전무이사,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기에 2023년 에프디시스의 대표까지 맡게 됐다. 재무 책임자로 오랜 경력을 쌓아온 그가 이제는 오너 2세 체제 아래에 놓인 회사의 경영을 맡은 셈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홍순만 대표는 강성희 회장 지근거리에서 오텍의 재무와 자금조달 등을 수행해왔다”며 “오텍이 과거처럼 대형 M&A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에프디시스 대표를 맡게 됐으니 승계와 관련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