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수화학소재 기업인 송원산업이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한지 약 한달 만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매각 측과 원매자들이 매각가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원산업은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후보자들을 선정해 지분 매각을 논의했으나 매각 조건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매각하지 않기로 최종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송원산업은 지난해 6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너일가의 지분 약 35.65%에 대해 매각을 진행했다. 이달 2일 장마감 기준 송원산업의 주가 1만6260원을 기준으로 지분가치는 약 1400억원이다.
작년 10월 말 진행된 송원산업 예비입찰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 티케이지태광, 심팩(SIMPAC) 등이 참여했다. 송원산업은 매각가로 약 3000억원에서 4000억원을 희망한 반면 원매자들은 2000억원대 초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11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에서 본입찰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러 사업자가 인수를 희망하는 옥션딜의 경우 매각자 측은 본입찰 진행 전에 거래 가격 등이 담긴 계약서 초안을 원매자들에게 먼저 제시한다. 본입찰시 계약서 초안 내용에 대한 수정 사항도 담겨있다. 이후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금액을 높일 수 있다.
송원산업의 경우 계약서 초안 작성 단계에서 1000억원대에 이르는 가격차를 확인하면서 본입찰 개시에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송원산업은 글로벌 폴리머안정제 시장 점유율 22%를 차지하고 있는 2위 기업이다. 폴리머안정제란 플라스틱의 산화를 막는 제품을 말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다.
올해 2분기 송원산업의 매출액은 78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은 65.8% 감소한 549억원이다.
송원산업 인수전를 검토했던 IB업계 관계자는 “송원산업은 폴리머안정제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고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업황이 어렵고 중국 시장이 예전과 같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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