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후 팬오션의 재무구조 흐름은 총 6가지로 요약된다. 각 시나리오에 따라 팬오션의 주요 재무지표가 크게 달라진다.
관건은 차입금으로 분류되는 인수금융과 선박유동화 규모다. 차입금이 늘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모두 높아진다. 비율이 기존보다 절반 이상 올라가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하림지주의 자회사 팬오션은 HMM 보통주 3억9819만156주를 6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지분율은 57.9%다.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가지고 있는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지분율은 38.9%로 떨어진다.
예상되는 자금조달 방안과 규모는 △팬오션 자체자금 4000억원 △인수금융 2조원~3조원 △영구채 발행 2500억원~5000억원 △선박유동화 최대 5000억원 △유상증자 1조5000억원~3조원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 5000억원~7500억원 등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팬오션이 HMM을 인수하는 데 들어간 자금은 자산에 편입된다. JKL파트너스가 모집한 FI투자액은 주주간 계약에 따른 우발부채로 재무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6조4000억원 중 FI투자금액은 자산에서 제외한다는 얘기다.
한국신용평가의 김정훈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로터>에 “6조4000억원 중 5000억원을 JKL파트너스가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하림그룹은 5조90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해당 금액은 종속·관계기업투자주식에 산입된다”고 설명했다.
영구채 발행액은 채무적 속성을 감안해 부채와 자본에 각각 50%씩 반영한다. 선박 유동화는 차입금(리스부채)으로 반영한다. 다만 선박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자금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 3분기 총 6조1367억원 규모의 유형자산 중 69.4%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고 있다. 담보로 제공된 자산의 장부가액은 4조2585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자체 자금 조달 방안으로는 현금성자산 활용을 포함해 대부분 선박으로 구성돼 있는 6조원의 팬오션 유형자산 중 일부를 유동화하거나 3728억원의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으나, 고가치 선박에 대부분 선박 금융이 설정돼 있는 등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선박유동화가 어려울 경우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 FI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영구채를 5000억원으로 잡을 경우 조달 규모별 시나리오는 △인수금융 2조원 + 유상증자 3조원+ FI투자 6000억원, 부채비율 65.4%·차입금의존도 35% △인수금융 2조5000억원 + 유상증자 2조2500억원 + FI투자 7500억원, 78.8%·39.2% △인수금융 3조원 + 유상증자 1조7500억원, FI투자 7500억원, 91.8%·43%다.
기존대비 부채비율은 최대 28.9%포인트, 차입금의존도는 13%포인트 차이난다.
선박유동화가 가능할 경우 최소 25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림 컨소시엄인 JKL파트너스는 총 5000억원의 자금만 마련하면 된다. 다만 부채가 늘어 재무지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조달 규모별 재무지표 시나리오는 △인수금융 2조원 + 유상증자 3조원. 부채비율 68%·차입금의존도 35.7% △인수금융 2조5000억원 + 유상증자 2조원, 88.6%·42.2% △인수금융 3조원 + 유상증자 1조5000억원, 102.8%·45.9%다.
선박을 유동화할 경우 부채비율은 기존 62.9%에서 최대 40%포인트, 차입금의존도는 기존 30.5%에서 최대 15.4%포인트 증가하게 된다.
즉 팬오션의 재무지표는 차입금으로 분류되는 인수금융과 유상증자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다. 팬오션이 HMM을 인수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많이 빌릴 수록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진다.
한국신용평가는 “팬오션이 인수주체로서 부담하게 될 인수규모 6조4000억원은 팬오션의 자본과 EBITDA창출력에 비춰볼 때 상당한 수준이다. 9월 말 팬오션의 재무현황을 기준으로 볼 때, 당사가 가정한 시나리오별로 부채비율은 기존 62.9%에서 68.0% 내지 102.8%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하림 계열사를 주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팬오션에 대한 유상증자 규모에 따라 팬오션의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의 재무레버리지 지표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상당 수준 달라질 것으로 보여 인수금액 및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팬오션의 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를 유지하면 신용등급 상향을, 45%를 초과하면 신용등급 하향을 각각 검토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팬오션이 차입금을 늘이고 유상증자를 줄이면 차입금의존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까지 인수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어 거래 조건 확정과 함께 불확실한 요소가 상당 수준 제거된 후 신용도에 대한 의견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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