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에서 빗겨나 있는 건설사다. PF 우발채무 금액이 0원이기 때문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 공사와 해외 건설 수주에 집중하면서 주택 사업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게 비결이다. 주택사업도 PF 조달 없이 가능한 정비사업에 집중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삼성 계열사 공사ㆍ해외 수주 '집중'
금감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삼성물산 매출액은 총 31조7959억원이다. 사업부문별로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건설부문이 46%를 차지한다. 매출액은 14조6324억원이다. 상사부문 매출액은 10조3746억원으로 32.6%를 기록했다. 뒤이어 바이오 8.2%(2조6210억원), 패션 4.7%(1조5058억원) 순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건설 문 매출은 국내 7조6546억원, 해외 6조9778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매출의 대부분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일감에서 창출된다. 수주 잔고 현황을 살펴보면 12조1666억원이 삼성그룹 물량이다.
수주 내역을 뜯어보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공사, 삼성전자 중국법인 서안 반도체 공사 등이 주력 물량임을 알 수 있다. 전체 도급액 85조4261억원 가운데 계열사 수주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14.3%다.
계열사는 아니지만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의 면세점 신축공사도 삼성물산이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리모델링, CNS연구센터 등 공사도 삼성물산이 진행한다.
삼성물산 부문별 매출 비중
이밖에 플랜트, 발전소 등 인프라 공사 잔고 비중도 높게 나타난다. 한국전력 컨소시움으로 참여한 UAE원전 수주 잔액은 3조2959억원이다. 새울3ㆍ4호기 원전 공사 규모도 9865억원에 달한다. 강릉 화력발전서 공사 도급액 역시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이밖에 베트남,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알제리, 호주, 일본, 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 공사를 수주하며 해외 수주 잔고를 늘려가고 있다. 3조1395억원의 사우디아라비아 메트로 사업, 3조원의 UAE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사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토목 사업 중에선 월드컵대교(2086억원), 태백-미로 간 도로(1504억원), 카타르 교량 개발 프로젝트(6825억원) 등이 대표적 수주 물량이다.
주택사업, 정비사업 주력
삼성물산의 주택사업은 전체 건설 매출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수주 잔고 기준 투잭 사업 비중은 11.2%(9조6075억원)를 차지한다.
주택사업 중에선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4구역' 수주 잔고가 가장 큰 액수다. 1조2048억원 규모의 공사로 계약 잔액은 절반인 6108억원이 남았다.
부산 온천 4구역 재개발을 제외하면 대부분 물량이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 등 알짜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다.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반포1단지(3주구)를 비롯해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이문1동 재정비 촉진구역 재개발, 방배동 6구역 단독주택 재건축,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도곡삼호 재건축 등의 수주를 맡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위주의 수주가 PF 보증잔액 0원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발주처가 정해진 사업들을 위주로 수주를 하다보니 PF가 없다"며 "일반 도급 사업에도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당장은 정비사업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2018년부터 PF 잔액을 0원으로 관리해 왔다. 2017년말 기준 1400억원 가량의 PF 보증 금액을 모두 털어낸 것이다.
삼성물산이 PF 보증 금액을 0원으로 관리하게 된 배경은 2012년 당시 인천 송도(옥골)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중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해 연대책임으로 4080억원의 채무인수를 한 사건 때문으로 추정된다. 당시 시행사는 4500억원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시행사가 갚은 420억원을 제외한 금액을 삼성물산이 인수하게 된 것이다.
2012년 당시 삼성물산의 PF 우발채무 금액은 6374억원이었다. 이후 서서히 PF 보증 잔액을 줄여가며 0원으로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당분간 주택 =사업 부문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고 현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물산은 미래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 소형원전,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확장을 추진 중이다. 규모가 큰 대형 사업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택 사업은 보수적 대응이 예상된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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