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은 2018년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빌리브 론칭은 그룹 계열사 공사 물량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을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업계 후발 주자로 주택사업에 뛰어든 신세계건설은 울산광역시를 첫 브랜드 도입지로 낙점했다. 이후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등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나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신세계건설의 지역 주택사업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만 8곳에서 주택사업을 진행 중으로 분양률 제고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중 커진 주택 사업, 악성 사업장 '대구'
신세계건설은 주택사업이 2018년 빌리브 론칭 당시보다 비중이 커졌다. 2023년 9월 기준 매출액 기준 주택사업 비중은 26.4%로 나타났다. 2022년말 기준 매출액을 살펴봐도 35.3%가 주택사업을 통해 발생했다.
신세계건설의 수주 잔고는 2023년 9월 기준 2조1852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1조40억원이 주택사업 수주 잔고다.
사업장별로 살펴본 결과 서울(연신내, 마포), 부산(명지지구, 우동), 대구(칠성동, 본동), 경기(남양주, 이천, 하남) 등에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건설의 위험 사업장으로 꼽히는 지역은 대구다. 대구지역은 2023년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1위 지역이다. 1만가구 이상의 물량이 미분양이 발생한 상태다.
수주 후 착공에 들어간 대구의 주요 사업장의 미분양이 장기화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건설은 대구에서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 등 주상복합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기업평가의 신세계건설 평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빌리브 라디체의 분양률은 22.9%로 나타났다. 빌리브 루센트의 경우도 21.6%로 저조한 분양률을 보였다. 이밖에 빌리브 헤리티지의 분양률도 22.6%에 그쳤다.
대구 사업장에서 부진한 분양 성과뿐 아니라 서울 마포와 연신내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분양률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주택사업 전반의 PF 우발채무 위험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최소 분양률 70%를 넘겨야 대금 회수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울산, 고성, 남양주 마석 등 분양률도 70%를 밑도는 상황이다.
고위험 사업장, PF 위험 노출 비중 74%
신세계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는 1조7080억원(조건부 채무인수 200억원, 시행사 PF 보증 120억원 포함)이다. 이 중 앞서 언급한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들의 관련 PF 보증 총액은 1조 2590억원이다. 전체 PF 보증의 73.7%에 해당하는 액수다.
물론 해당 PF 보증은 모두 책임준공 완료 시 채무인수 의무가 없다. 준공만 완료된다면 위험도가 높지는 않은 PF 보증이라는 뜻이다. 이 사업장들의 경우 모두 착공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작다.
문제가 되는 건 아직 착공하지 않았거나 본 PF 전환이 안 된 사업장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해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착공 사업장 관련 손실 발생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신세계건설의 수주계약 현황을 보면 충남 천안 백석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사업장의 진행률이 0%로 나타났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3월 900억원 규모의 천안 백석동 공동주택 시공권을 따냈다. 2022년 11월 공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뒀으나 지난해 10월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부 타입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은평구 불광동 빌리브 에이센트도 요주의 사업장으로 꼽힌다.
신세계건설은 미분양 장기화로 인한 손실과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인수합병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사업부문 전부를 신세계센트럴시티에 양도하고 현금성 자산만을 남겨둔 채 신세계건설과 합병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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