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이 사실상 확정났다.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채권단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며, 무산되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이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추가적인 대규모 부실이 나타나면 채권단은 워크아웃 절차를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
9일 KDB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채권단 입장을 모은 자료를 내고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의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전날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추가 입금을 완료한 데 대해서도 "정상화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자구안의 핵심은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 담보 제공이다. 태영그룹은 지분 전체를 담보로 4월까지 태영건설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이날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전부 필요하다면 (지분을) 전부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윤 회장 일가의 티와이홀딩스 지분은 33.7%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도 이 자리에서 "기존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 이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해서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개선계획 수립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게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이라며 "계열주가 금일 발표한 방안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구부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태영그룹과 윤 회장 일가의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으면서 워크아웃 무산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워크아웃은 금융채권만 동결되는 반면 법정관리는 상거래 채권까지 모두 동결되는 탓에 태영건설의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1000여 곳까지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오는 11일 제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3개월 동안 금융채권은 즉시 동결되고, 채권단은 실사를 통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하고 추진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채권단은 대주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즉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도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한편 KDB산업은행은 오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6대 은행을 포함한 주요 채권자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태영그룹 관계자들도 참석해 자구안에 대한 진정성 등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지난 8일 주요 채권자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태영건설 추가 자구안 제출이 늦어지면서 취소한 바 있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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