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위한 찬반 투표가 열렸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 서면 결의를 받고 오는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은 데다가 최근까지 주요 채권자 회의 등을 통해 '긍정적'인 기류가 읽혔던 만큼 워크아웃이 가결될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제1차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총 609곳의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자정까지 서면 결의를 팩스나 전자우편 등으로 받아 집계한 뒤 오는 12일 오후께 발표한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채권자 7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KDB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의 태영건설 워크아웃 의결권은 33%다. 은행 외 국내 금융지주의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의결권은 46%로 추산된다. 공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민연금 등의 의결권이 20% 이상으로 알려졌다. 건설공제조합 의결권도 20%나 된다. 이를 모두 합하면 워크아웃 개시는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주요 채권자 회의에선 6대 은행과 함께 새마을금고중앙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신협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도 참석해 태영건설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등 기존 4대 자구안을 이행 또는 확약했고 △SBS미디어넷 등 담보제공 △유동성 부족시 대주주의 티와이홀딩스 지분 및 티와이홀딩스의 SBS 지분 담보제공 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태영그룹의 자구 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3개월 동안 금융채권은 즉시 동결되고, 채권단은 실사를 통해 태영건설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분석하고 추진 방안을 검토한다. 4월 11일께 2차 채권단협의회에서 경영정상화 계획을 확정하고, 5월 11일께 계획 이행을 위해 태영건설과 특별약정(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다만, 채권단은 대주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즉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도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반대표를 던진 채권자의 반대매수청구권을 누가 인수하느냐도 관건이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태영그룹 측에 반대매수청구권을 직접 인수하라고 요청했지만 태영그룹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찬성채권자와 반대채권자가 합의한 경우 해당 기업 또는 제3자로 하여금 반대매수청구권을 인수하도록 할 수 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일 오후 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관련해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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