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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을 산 많은데...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또 연내 '대형 M&A' 언급

Numbers_ 2024. 1. 11. 08:53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 2024’에서 또다시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로 M&A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시장의 실망감과 함께 삼성전자의 성장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만연한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된다.

한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대형 M&A 준비를 착실히 해오고 있다"며 "올해는 뭔가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M&A 시계가 멈춘 것은 아니며, 여전히 미래 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 부회장은 2022년과 2023년 1월 CES에서도 대형 M&A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결국 공염불로 끝났다. 2022년에는 "부품과 완제품 모두에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지난 1년간 M&A가 지연된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거시경제 악화 등을 꼽으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역시 성과는 없었다.

이날도 한 부회장은 M&A가 지연되는 이유로 경제 상황을 비롯한 외부적 요인을 꼽았다. 그는 "팬데믹 이후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악화로 M&A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동안 대형 M&A는 없었지만, 전략적 투자 활동을 지속했음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최근 3년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 핀테크, 로봇, 전장 등 5개 부문에서 260여개 회사에 벤처투자를 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중소 M&A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지분투자를 단행한 협동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 부회장이 2024년에도 다시 연내 대형 M&A가 성사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2024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한 부회장이 언급한 M&A 환경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반도체(DS)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연간 47조5000억원을 반도체 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투자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40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필요하다. 그나마 침체를 거듭하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반등의 초입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형 M&A 계획이 정체되는 동안 줄어든 현금도 문제다. 삼성전자의 순현금 규모는 2021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105조8100억원에서 2023년 3분기 약 83조원까지 떨어졌다. 2023년 3월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운영자금 목적으로 20조원을 조달해야 했다. 당장 투자 재원을 모으는 데 바쁜 상황에서 대규모 M&A에 박차기 어려운 환경이 처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당장의 M&A 성과는 없지만 장기적인 전략적 밑그림을 그리는 노력은 꾸준히 해왔다. 2023년에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를 끌어모았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손댄 적 없는 사업을 찾아 육성하는 미래사업기획단이 대표적이다. 초대 단장은 삼성SDI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전영현 부회장이 맡았다.

한 부회장은 미래사업기획단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미래사업기획단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분들이 모여서 운영하고 있다"며 "10년뒤 삼성이 나아가는 방향을 보는 것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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