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랙록은 GIP를 125억달러(16조4250억원)에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랙록이 지난 2009년 바클레이스의 자산 관리 사업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다.
이번 인수를 위해 블랙록은 GIP에 30억달러의 현금과 95억달러 규모인 주식 1200만주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 거래로 블랙록은 GIP가 관리하는 1000억달러의 인프라 자산과 총 매출이 800억달러인 GIP 포트폴리오 내의 기업을 확보하게 됐다.
뉴욕에 본사를 둔 GIP는 인프라에 강점을 지닌 사모펀드로 전력, 수도, 교통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주요 업무다. 다수의 에너지, 운송, 폐기물 기업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 런던의 개트윅공항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GIP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 2019년 사퇴 후 부회장으로 합류한 곳이기도 하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여러 구조적 변화가 세계 경제를 다시 형성함에 따라 인프라는 가장 흥미로운 장기 투자 기회 중 하나가 됐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새로운 인프라 기술과 프로젝트에 대해 한 세대에 한 번뿐인 금융 인센티브를 이제 막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2분기나 3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 완료된 후 블랙록은 GIP 사업을 기존의 인프라 팀과 결합해 별도의 GIP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블랙록은 새로운 사업이 15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 매쿼리 인프라스트럭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프라 자산 운용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IP는 6명의 창업 파트너가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파트너들이 블랙록의 미발행 주식 약 8%를 인수해 블랙록의 최대 주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창업 파트너 6명 중 아데바요 오군레시 CEO를 포함한 5명은 블랙록에 합류한다. 오군레시 CEO의 경우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사직을 사임하고 블랙록의 새로운 인프라 그룹을 이끌 예정이다.
그동안 블랙록의 핵심 사업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패시브 상품 판매였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이 높고 성장 속도가 빠른 사금융 시장(private market) 영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블랙록은 이번 거래로 관련 자산이 약 30% 증가하고 수수료는 약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이틀 전 블랙록은 전직원의 3%에 해당되는 600명의 감원을 발표하며 이번 조치가 “자원 재분배”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고를 단행하는 대신 사금융 시장 등 성장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블랙록은 별도의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사가 운용 중인 자산 규모가 사상 두 번째로 10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은 시장의 상승 움직임과 회사 제품에 960억달러의 투자자 자금이 유입돼서 운용자산 규모가 3분기 말의 9조1000억달러에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주당순이익(EPS)은 9.15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8.73달러를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고 매출은 7% 증가했다.
최경미 기자 kmcho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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