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ESG

주주총회서 ‘ESG 경영’ 내세운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Numbers_ 2024. 1. 15. 13:07

'넘버스 투자생각'에서 바로보기=https://numbersmoney.co.kr/b20230105/.

 

투자자에게 기업의 경영 철학은 투자 지침서와 같습니다.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정상화 등은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미하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도 포함됩니다.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은 ESG 경영을 내세운 기업에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하죠.

이번 시간은 ESG 펀드가 실제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 지난해 ‘안티ESG 펀드’가 힘을 얻은 이후 어떻게 지속 운용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ESG 경영을 내건 기업이 투자 관점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살펴봤습니다.

🌍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해외 ‘ESG 펀드’ 수익률은?
· 안티 ESG 펀드의 주장
· ESG 투자, 여전히 유효한 이유(feat.주주친화정책)

 

01.
다시 부는 ‘ESG’ 열풍...
해외 ESG 펀드 수익률 최대 48%


ESG 펀드’란 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사회적 책임이나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펀드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3년 12월 15일 기준 국내 ESG 펀드 설정액 규모는 6조 3468억 원으로 전월보다 1581억 원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 2928억 원 정도가 감소한 걸 보면 대조적입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어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유럽의 ESG 펀드는 평균 10% 가량 수익을 냈습니다. 이는 유럽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의 수익률(약 7%)에 비해 높은 수준.
S&P 500 ESG 지수 수익률은 16%, 이는 S&P 500 지수 수익률인 14%보다 높아요. 다른 ESG 펀드인 ‘인베스코 ESG 나스닥 100 ETF’는 2023년 한 해 동안 48%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ESG 펀드 ‘인베스코 ESG 나스닥 100ETF’ 수익률. (출처=구글 금융)

 

02.
안티 ESG, 
"독립성 없고 포트폴리오도 주관적" 비판


지난해에는 ESG 펀드의 인기가 시들했습니다. 고금리 유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미국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는 안티ESG 펀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스트라이브는 ‘영리기업의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로 투자 결정에 수익률 이외에 다른 요인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안티ESG 펀드를 조성했어요. 이 펀드는 2022년 9월 설립된 지 1년4개월 만에 운용자산이 1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공화당도 ESG 투자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 퇴직연금의 ESG 요소 반영 금지’를 결의안으로 채택하고, ESG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위탁한 자산 20억달러를 회수하기도 했죠. 디샌티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ESG는 미국 경제와 미국이 기반으로 하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다. 플로리다에 오는 즉시 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도 냈어요.

 

미국 내 반ESG 운동을 주도해온 디샌티스. <넘버스 투자생각> ‘미국에서 부는 ‘안티ESG’ 바람, 배경과 전망’ 재인용.

 

03.
ESG 성과 부진, 일시적인 후퇴일 뿐

 

XPS 연금 그룹 ‘ESG 펀드 투자 등급 검토(ESG Rating Review)’ 보고서.

 

실제 펀드 매니저의 투자 의사 결정에도 ESG 요소가 지속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XPS 연금 그룹(XPS Pention Group)이 발표한 ‘ESG 펀드 투자 등급 검토(ESG Rating Review) 2023’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XPS 연금 그룹 ‘ESG 펀드 투자 등급 검토(ESG Rating Review)’ 보고서.보고서를 보면 가장 양호한 녹색 등급을 받은 ESG 펀드는 전체의 36%를 차지했습니다. XPS는 “지난해 24%였던 비중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라며 “이는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ESG 요구사항에 부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영국 연구기관 크리에이트 리서치(Create Research)가 실시한 전 세계 158개 연기금 대상의 설문 결과에도 이런 흐름이 잘 나타나 있어요. 설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ESG 성과 부진은 일시적인 후퇴일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투자 전략 추구는 변함없다는 결론입니다.

 

04.
ESG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여전

 

어떻게  ESG 투자 전략은 이런 생명력을 지닐 수 있었을까요?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Schroders)가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투자자 스터디 2023(Schroders Global Investor Study 2023)’에 따르면 투자자의 55%는 ESG 펀드의 투자 매력도를 묻는 질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49%의 투자자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고 응답했어요.

 

슈로더 그린코트(Schroders Greencoat)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를 선도하고 있습니다.(출처=슈로더 그린코트)

 

■ 슈로더는 어떤 곳?
· 영국에 본사를 둔 운용사로 20년 이상 ESG 투자 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자회사 슈로더 그린코트(Schroders Greencoat)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90억 파운드(약 14조 7786억 원) 이상을 운용하고 있고요. 신재생에너지의 비용 절감을 빠른 속도로 이루고 있으며 태양광, 육상풍력 및 해상풍력 분야가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낼 투자처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순수 그린에너지 전환 글로벌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슈로더글로벌 그린에너지 펀드’를 국내에서 론칭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슈로더 그린코트의 제임스 샘워스 매니저는 “유럽이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기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최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선택”이라며 “특히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장을 주도하는 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해당 산업에 초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05.
UN, 28년만에 탈화석연료 전환 최종 합의 도출

 

이처럼 다시 ESG 펀드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제28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입니다. 이 자리에서 각국의 주요 대표는 28년만에 ‘탈화석연료 전환’과 관련한 최종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제사회의 목표를 뚜렷하게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합의였습니다.

 

COP28 UAE는 2023년 12월 13일(현지시간) '탈화석연료 전환’ 최종 합의를 도출했습니다(출처=COP28 UAE)

 

이 자리에서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300억달러(39조9730억원) 규모의 기후 펀드 ‘알테라(ALTERRA)’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민간 자본을 통해 기후 변화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한 사례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알테라를 통해 인도와 사우디 등 남반구에 위치한 120여개 국가를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지역에 금융 접근성을 높여 기후 금융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알테라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브룩필드, TPG가 파트너사로 참여합니다. 이들은 오는 2025년까지 1.2GW의 풍력과 태양광 생산 프로젝트를 포함해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한 연료, 탄소 솔루션 등 다양한 기후전환 관련 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06.
ESG 열풍 있는 곳에 주주친화정책 있다


ESG 열풍이 지니는 또 하나의 시사점이 있습니다. 바로 슈로더, KCGI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
친화정책의 하나로 기업에 요구하는 항목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곧 ESG 경영에 관심 갖는 기업은 자사주 매입이나 이사회 다각화, 지주사 체제 개편, 주주환원 확대 등 다른 주주환원정책에도 관심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KCGI자산운용은 2023년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냈는데요. 메리츠자산운용에서 KCGI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꾼 후 처음 내놓은 펀드가 ESG 펀드였습니다.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요 주주로 참여 중인 태광산업이 최근 ESG 경영 강화 활동의 하나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하자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곧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옵니다. 이들 기업 주변에 ESG 경영 등에 목소리를 내는 투자기관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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