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ESG

‘ESG 회의론’ 향한 반박 ‘실제 펀드 성과’...수익률 최대 40%대, 중장기 매력 여전

Numbers 2024. 1. 6. 07:16

최근 미국 시장에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투자를 향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금리,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여유가 줄어든 탓이지요. 하지만 글로벌 경제흐름은 여전히 ESG 경영과 투자를 공고히 하는 모습입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ESG 대응은 여전히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를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넘버스>에서는 이번에 ESG가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회의론에도 어떻게 장기적 가치를 증명하면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COP289 ‘탈화석연료 전환’ 합의 도출…기후전환 투자 모색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이를 방증하는 회의가 열렸습니다. 제28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28년만에 ‘탈화석연료 전환’과 관련한 최종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제사회의 목표를 뚜렷하게 명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합니다. 이로써 ‘2050 탄소중립’ 이행에 한층 더 힘이 실리는 모습입니다.

COP28 UAE는 13일(현지시간) '탈화석연료 전환&rsquo; 최종 합의를 도출했습니다(출처=COP28 UAE)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300억달러(39조9730억원) 규모의 기후 펀드 ‘알테라(ALTERRA)’를 설립하겠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민간 자본을 통해 기후 변화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한 사례이지요.

아랍에미리트는 알테라를 통해 인도와 사우디 등 남반구에 위치한 120여개 국가를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지역에 금융 접근성을 높여 기후 금융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알테라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브룩필드, TPG가 파트너사로 참여합니다. 이들은 오는 2025년까지 1.2GW의 풍력과 태양광 생산 프로젝트를 포함해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한 연료, 탄소 솔루션 등 다양한 기후전환 관련 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미국 ‘반 ESG’ 움직임에도 굳건한 ESG 펀드수익

자본시장에서 기후 변화 대응은 중요한 이슈입니다. COP28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이행의 중요성을 꾸준하게 강조하고 있지요. 특히 유럽연합(EU)은 꾸준히 기후변화 해결책을 제시한 대표적 경제 블록으로 그간 ESG 관련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유럽 의회는 내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도입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요. 이에 ESG 펀드 등 관련 자산은 늘어날 전망입니다.

유럽연합(EU)은 오랜 논의 끝에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도입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출처=유럽연합 위원회)


유럽의 투자시장은 ESG 관련 펀드 비율이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고 실행력 또한 강한 편입니다. 결과도 고무적이지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유럽의 ESG 펀드는 평균 10% 가량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의 수익률(약 7%)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중심 기술주가 급등하며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ESG 펀드들의 수익률은 40%를 넘긴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지요.

반면 미국에서는 ‘안티 ESG’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는 ‘영리기업의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로 투자 결정에 수익률 이외에 다른 요인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 아래 반 ESG 펀드를 선보였습니다. 스트라이브는 2022년 9월 설립된 지 1년4개월 만에 운용자산이 10억달러를 넘어섰지요.

미국 공화당도 ESG 투자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실제로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 퇴직연금의 ESG 요소 반영 금지’를 결의안으로 채택했지요. 또 ESG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위탁한 자산 20억달러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ESG 펀드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당 펀드들은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양하고 청정에너지 기업부터 의료·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지요.

대표적으로 AI 관련 기술주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미국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리더 지수는 MSCI USA 지수 수익률 14%보다 높은 16%를 기록했습니다. S&P 500 ESG 지수 역시 S&P 500 지수의 14% 상승보다 높은 16%의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올해 가장 성과가 좋은 ESG 펀드 중 하나는 ‘인베스코 ESG 나스닥 100 ETF’였는데 올해 수익률이 48%를 기록했지요.

ESG 펀드 '인베스코 ESG 나스닥 100ETF'는 올해 48%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출처=인베스팅닷컴)


 

글로벌 기관 투자자 “ESG 투자, 장기적 가치 창출의 핵심”

 

이처럼 ESG 투자를 두고 논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펀드 매니저의 투자 의사 결정에는 ESG 요소가 지속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특성은 XPS 연금 그룹(XPS Pention Group)이 발표한 ‘ESG 펀드 투자 등급 검토(ESG Rating Review) 2023’ 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출처=XPS 연금 그룹 &lsquo;ESG 펀드 투자 등급 검토(ESG Rating Review)&rsquo;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양호한 녹색 등급을 받은 ESG 펀드는 전체의 36%를 차지했지요. XPS는 "지난해 24%였던 비중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라며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ESG 요구사항에 부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도 ESG 투자 전략과 관련해 이 같은 흐름에 확신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의 연구기관 크리에이트 리서치(Create Research)가 실시한 전 세계 158개 연기금 대상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ESG 성과 부진은 일시적인 후퇴일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투자 전략 추구는 변함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Schroders)가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투자자 스터디 2023(Schroders Global Investor Study 2023)’에 따르면 투자자의 55%는 ESG 펀드의 투자 매력도를 묻는 질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49%의 투자자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고 응답했습니다.

슈로더 그린코트(Schroders Greencoat)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를 선도하고 있습니다.(출처=슈로더 그린코트)


슈로더는 영국에 본사를 둔 운용사로 20년 이상 ESG 투자 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자회사 슈로더 그린코트(Schroders Greencoat)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90억 파운드(약 14조 7786억원) 이상을 운용 중이지요.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비용 절감을 빠른 속도로 이루고 있으며 태양광, 육상풍력 및 해상풍력 분야가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낼 투자처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순수 그린에너지 전환 글로벌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슈로더글로벌 그린에너지 펀드’를 국내에서 론칭해 눈길을 끌었지요.

슈로더 그린코트의 제임스 샘워스 매니저는 “유럽이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기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최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선택”이라며 “특히 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장을 주도하는 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해당 산업에 초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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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회의론’ 향한 반박 ‘실제 펀드 성과’...수익률 최대 40%대, 중장기 매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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