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 군침 '모기업 애경' 구원등판 할까?

Numbers 2024. 1. 17. 14:12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저가항공사(LCC) 중 처음 화물수송기를 도입하며 화물사업 강화에 나선 만큼 가능성은 높다. 다만 실제 인수에 나선다면 마주할 과제가 많다.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할 역량이나 네트워크를 갖췄는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팬데믹으로 악화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면서 인수전을 완주하기에 각종 변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또 모회사 애경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매각가 못미치는 현금 여력…재무건전성 관리 숙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전체를 LCC에 매각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EU(유럽연합)에서 양사의 합병이 한국-유럽간 항공화물 산업에서 독과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데 따른 것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에서 EU 경쟁당국이 조건부 합병 승인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화물사업부 매각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이 실제로 인수전에 뛰어들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인수 자금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가치는 5000억~700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이 즉시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보유고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현금자산이(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3543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주항공이 팬데믹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19년말 351.4%에서 2020년말 439%, 2021년말 588.1%로 치솟았다. 최근 수치도 살펴보면 2022년말 442.6%였는데 지난해 3분기말에는 473%로 오히려 상승했다. 

물론 그럼에도 제주항공이 믿는 구석은 있다. 부족한 자금은 조달을 통해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 특히 구원투수로 애경그룹의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실제로 지주사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3차례에 걸친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 △시설자금 마련 목적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2669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다만 AK홀딩스 측은 애경그룹이 이번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에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대해 전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부진하던 제주항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AK플라자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애경그룹의 신규 투자는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LCC 유일 화물사업으로 다각화 추진…수송실적 성장세

 

제주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화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화물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3% 수준에 불과하나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으로 화물사업자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LCC 최초로 의약품, 리튬이온배터리 등 주요 품목의 운송 허가를 받은 만큼 관련 추가 수요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제주항공에 부임한 김이배 대표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자 적자 최소화를 위해 화물운송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 여객 사업 위주에서 화물사업으로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화물사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은 펜데믹기간 감소한 여객수요를 화물사업을 통해 상쇄해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2021년 팬데믹 당시 3조원을 넘어 여객 매출을 상쇄하면서 실적 방어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한 제주항공은 급상승한 항공 화물 운임 덕분에 당해 화물사업에서 2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화물전용기 1대를 추가 도입했다. 

제주항공이 도입한 화물2호기의 모습.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은 화물전용기 2호기를 통해 일본 오사카와 베트남 호치민 등 단거리 화물운송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1, 2호기 모두 B737-800BCF로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와 같다. 보유 중인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 전용기 운용을 통해 화물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기단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수송실적도 성장세다. 지난해 1~11월 사이 제주항공은 LCC 가운데 가장 많은 화물 운송량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 제주항공이 수송한 화물은 4690t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0% 증가했다. 화물기 운항횟수도 2022년 2분기 19회에서 3분기 286회로 급증했다. 운항횟수는 지속 증가해 2023년 3분기 379회를 기록했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 군침 '모기업 애경' 구원등판 할까?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저가항공사(LCC) 중 처음 화물수송기를 도입하며 화물사업 강화에 나선 만큼 가능성은 높다. 다만 실제 인수에 나선다

www.numb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