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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톡] “구조조정 매물 더 나온다"... 'KG·SM·SK·CJ' M&A 행보 주목

Numbers 2024. 1. 16. 08:25

(사진=픽사베이)


“올해 구조조정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면 자주 듣는 말입니다. 실제로 연초부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개시로 수처리와 폐기물 사업 등을 하는 알짜 계열사 '에코비트'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이밖에 과거 김치 냉장고 '딤채’로 이름을 알린 위니아도 매각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것을 두고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B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했기 때문입니다. 태영건설의 경우 2022년부터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업황이 좋지 않자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사업구조의 편중이 심했던 탓에 수년간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시장에서 태핑(타진)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업계는 에코비트, 위니아 매각을 두고 올해 구조조정 딜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구조조정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입니다. 거론되는 업종은 다양합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건설업, 금융업부터 코로나19 이후 성장동력을 잃은 스타트업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악화로 현금이 부족해진 국내 기업도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일부에서는 구조조정 딜로 몸집을 키워온 KG그룹과 SM그룹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수의 기업을 정상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각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등 차원에서 계열사를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KG그룹은 비료 회사인 경기화학(KG케미칼) 인수를 시작으로 시화에너지(KGETS), 옐로우캡, 제로인, 웅진패스원, 이데일리, KG이니시스, 에듀원, KFC 코리아, 할리스를 인수해 몸집을 불린 기업입니다. 특히 KDB산업은행 밑에서 구조조정 중이던 동부제철(KG스틸)을 2019년 인수한 뒤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구조조정 M&A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1년에 인수한 쌍용차(KG모빌리티)도 지난해 흑자 전환하는 등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실적개선) 시켰습니다.

SM그룹은 '구조조정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릴 만큼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회생 기업을 다수 인수해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대한해운, SM상선, 경남기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근까지도 SM그룹의 삼라마이다스는 산업용지 생산 기업 국일제지를 인수했고, 또 다른 계열사 태초이앤씨는 중견 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를 손에 넣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M&A에 능한 KG그룹과 SM그룹이 공격적으로 기업 등을 인수해왔던 만큼 올해도 M&A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며 “올해도 금리 등으로 업황 및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계열사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의 비주력 계열사·사업부 매물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미 SK는 반도체·2차전지·친환경 소재 사업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재편하기 위해 근래 들어 M&A 시장 문을 자주 두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부터 SK매직은 가스 및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양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소재·부품 자회사인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폴리우레탄 원료사업 자회사 SK피유코어도 글랜우드PE에 매각했습니다. 최근 SK스퀘어의 11번가는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매각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업계는 SK를 비롯해 CJ, 코오롱 등 대기업의 군살빼기가 더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팬데믹 당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대규모 M&A를 진행했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사들인 기업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대기업이 카브아웃(carve-out·사업부 분할 후 인수)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필름사업부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기도 했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을 겪는 데다 팬데믹 시기에 이커머스 등 공격적인 투자를 많이 했던 것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아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CJ그룹 역시 CJ ENM, CJ제일제당, CJ CGV 등 경기 침체 우려에 취약한 소비재 중심인 탓에 고금리 환경에서 직격탄을 맞은 만큼 자본의 효율적 배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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