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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이 늘어서’...현대트랜시스, 신용등급 하향 피했다

Numbers 2024. 1. 19. 07:57


(사진=픽사베이)


한국신용평가가 현대자동차 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신용평가 기준을 바꿨다. 현대트랜시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등 보수적인 재무 정책을 펴면서 현금성 자산이 반영된 순차입금을 지표에 반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트랜시스는 신용등급 강등을 피할 수 있게 됐다.  

18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현대트랜시스의 무보증회사채 본평가 결과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안정적(Captive) 수요와 가동률 개선, 판매가격 조정 등으로 수익이 늘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또 투자부담에서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평가에서 신용평가 주요 지표인 KMI(Key Monitoring Indicators)가 바뀐 점이 눈에 띤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트랜시스의 KMI지표를 ‘총차입금/EBITDA’에서 ‘순차입금/EBITDA’로 대체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값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설비투자 확대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279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보다 60.47% 늘었다. 제조 시스템을 친환경차 생산설비로 바꾸고 해외에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매년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현금보유량을 늘리면서 혹시 모를 코로나19 리스크에 대비했다. 올 3분기 현금성 자산은 약 1조2800억원 규모로 코로나19 이전보다 7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규모는 48.2% 증가한 데 그쳤다. 현대트랜시스의 순차입금은 약 1조원이다. 

총차입금/EBITDA로 신용등급을 평가할 경우 현대트랜시스는 강등 가능성이 꽤 높아진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현대트랜시스의 총차입금/EBITDA이 5배를 계속 넘기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매년 벌어들이는 돈으로 총차입금을 갚는데 5년이 넘게 걸리면 신용도가 위험하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현대트랜시스의 총차입금/EBITDA는 계속 5배를 넘어섰다. 올해 3분기는 5.2배로 등급 하향이 가능성이 높았다.

한국신용평가 자료


반면 지난해 3분기 순차입금/EBITDA는 2.3배를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의 새로운 KMI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순차입금/EBITDA 1배 이하를 유지하면 신용등급이 오를 수 있다. 반대로 3배를 초과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9월 말 현금과 장단기금융상품 규모는 총 1조2765억원이며 향후에도 1조원 내외의 자금 보유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재무구조 특성을 고려해, 현금성자산을 반영한 ‘순차입금/EBITDA’가 KMI지표로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다. 파워트레인은 동력을 전달하는 기구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자동차(41.1%), 기아(40.4%), 현대모비스(15.7%)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기아차와 영업적 긴밀성과 그룹내 중요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에는 1노치(Notch)가 반영돼 있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90%가 넘는다. 그룹의 완성차 판매·생산 실적에 좌우되는 환경이지만 그룹사가 신차를 계속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지위가 탄탄한데다 자체적인 수주 확대 노력으로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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