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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신용등급 전망 엇갈린 이유

Numbers_ 2024. 1. 17. 16:43

(사진=픽사베이)


한온시스템 신용등급(AA-) 전망을 두고 국내 신용평가 업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전방산업 회복세와 불어나는 차입금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결과다. 

1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줄어든 실적이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률은 연결기준 6%를 기록했다. 2020년 4.6%로 떨어진 영업이익률은 △2021년 4.4% △2022년 3.0% △2023년 3분기 3.2% 수준이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부품회사다. 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을 제조하고 있다. 주요 제조 부품으로는 △에이치백(HVAC) △파워트레인쿨링(PTC) △ 압축기(COMP) △플루이트 트랜스포트(FT) △유압제어장치(E&FP) 등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 가전 등 생산공장 등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부품 재고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중국발 가격 하락과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운반비와 원재료비가 크게 올랐다. 한온시스템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원재료비와 운송비 안정화, 그리고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되는가 싶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유럽·북미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량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이는 생산설비의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또 운송비 장기계약의 영향으로 비용감소 효과도 크지 않았다. 

이 가운데 벌어온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2019년 3월 E&FP사업부의 영업을 양수하는데 1조3000억원이 들어간 데 이어, 완성차 업체 신차 개발에 따른 설비투자와 친환경차 공조부품 개발에 연평균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량을 늘리면서 운전자금도 증가했다. 통상 기업은 운전자금을 줄여 유동성을 확보한다. 2019년 13조원이던 운전자금은 지난해 9월 55조원까지 불어났다. 

자금 지출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이 와중에 연 20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고금리 환경으로 이자비용이 2000억원까지 확대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2019년 2조원이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 3조4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친환경차 부품 매출이 늘어 생산효율성이 개선돼 현금흐름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전기차 부품 양산을 위해 북미 시설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배구조상 배당규모를 줄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는 한앤코오토홀딩스 유한회사로 지분율은 50.5%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기업평가도 △투자 지출 △배당금 지급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인 점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EBITDA'가 3.8배로 하향변동요건인 3배 이상을 충족했다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안정적’ 복귀 기준으로 '순차입금/(EBITDA-배당금 지급액)' 4배 미만, 차입금 의존도 50% 미만을 제시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EBITDA-배당금 지급액)은 4.8배, 차입금의존도는 45.3%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3월 등급전망인 ‘안정적’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12월 등급전망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으나 기존 전망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3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방 완성차 산업의 생산성이 회복되고 고부가제품 실적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원재료와 운송비 가격 안정화로 영업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우수한 사업경쟁력에 기초한 현금창출능력과 보유 현금성 자산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재 한온시스템에 대해 본평가를 다시 진행 중이다. 조만간 등급 스프릿이 해소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지난해 12월 ‘안정적’ 전망 유지를 결정 후 시일이 많이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본평가 진행 중에 있다. 구체적인 시기나 등급전망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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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신용등급 전망 엇갈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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