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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면서 재무통 인재를 중용하고 다양한 역할을 맡겼다. 이 같은 특징은 2019년 허태수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더욱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허 회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주사인 ㈜GS의 CFO 출신 인사들은 허 회장 체제에서 여러 직책을 소화하고 있다. 이 같은 특성은 GS그룹이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과제들과 맞닿아 있다. 이들은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먹거리를 발굴하면서 동시에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승계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
허태수 체제 4년, 요직 꿰찬 재무라인
허태수 회장은 2019년 허창수 전 회장으로부터 GS그룹 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허 회장은 럭키증권(현 NH투자증권)을 거쳐 GS홈쇼핑에서 CFO와 대표를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와 투자 중심의 경영전략에 노하우를 쌓았다. 특히 GS홈쇼핑 대표 취임 이후 추진한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팀과 브랜드관리팀을 신설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이 같은 경영 철학을 적극 반영했다. 취임 이후 ㈜GS 내부에 신규 먹거리 확보를 책임지는 미래사업팀 신설이 대표적이다. 미래사업팀은 디지털과 바이오, 친환경 등 분야에 분주한 투자 행보를 보이며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재무라인에도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는 그룹을 총괄하는 ㈜GS의 재무팀장(CFO) 출신들의 겸직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CFO 업무를 수행한 이후 계열사 대표이사로 발령받는 등 꾸준히 요직에 중용됐다.
허 회장이 취임할 당시 지주사의 CFO를 맡고 있는 홍순기 ㈜GS 사장은 허 회장의 취임과 함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 사장은 1959년 경남 태생으로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1986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그는 GS칼텍스 재무본부를 거쳐 2006년 발전 계열사 GS EPS의 관리부문장을 역임했다. 2010년 전무 승진과 함께 ㈜GS로 복귀해 CFO 자리에 올랐다. GS그룹의 오랜 재무통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신임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GS의 공동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홍 사장의 후임으로 김석환 GS E&R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사의 CFO 자리를 이어받았다. 1962년생인 김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7년 럭키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했다. 허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면서 같은 럭키증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5년 ㈜GS 사업지원팀을 거쳐 GS EPS와 GS글로벌의 CFO를 거치며 재무통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김 사장은 2019년 ㈜GS 지원팀장에 선임되고 1년만에 홍 사장의 뒤를 이어 CFO에 선임됐다. 허 회장 체제의 지주사 재무수장으로서 성장 기반 마련에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2021년 GS E&R 대표이사 사장 직위에 올랐다.
김 사장의 후임으로 이태형 부사장이 낙점됐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1994년 호남정유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경영기획, 마케팅 등 공학과 재무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이 부사장은 GS에너지에서 전략기획팀장, 경영기획부문장을 역임했고 GS파워로 이동해 지역난방사업부문장을 지냈다. 이후 인천종합에너지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GS에너지로 복귀해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았다. 이듬해 허 회장 체제의 2기 재무팀장으로 선임됐다.
계열사 겸직 눈길, ‘성장·승계’ 이슈 해소 과제
GS그룹은 재무라인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허 회장은 2020년부터 ㈜GS 재무팀장에 포트폴리오 관리(Portfolio Managemant) 팀장을 겸임하게 했다. PM팀은 허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신사업 발굴과 투자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했다. 현재 이태형 부사장이 PM 팀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경영개선팀장까지 직책을 추가하면서 더욱 많은 역할을 부여하는 상황이다.
재무라인 인사들은 계열사 전반에 걸쳐 임원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는 지주사인 GS그룹 핵심 인사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하지만 CFO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업무를 맡기는 경향을 보였다. 홍순기 사장만 하더라도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GS리테일을 비롯해 6개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 등 직책을 맡고 있다.
이태형 부사장은 무려 9개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등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지주사의 여타 임원들이 많아야 4개 계열사 직책에 선임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의 업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재무라인을 향한 허 회장의 신용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심지어 지주사를 떠난 김석환 사장도 GS글로벌과 GS EPS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살피면서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는 의미로 파악된다. 또 수면위로 나오는 승계 과련 이슈 역시 재무라인이 수행할 과제이기도 하다. 총수인 허 회장은 고(故) 허준구 LG건설(현 GS건설) 명예회장의 5남 가운데 막내다.
이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GS그룹의 4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의 단골 과제인 거버넌스 이슈 해소를 위한 재무라인의 전략 수행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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