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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따라 희비 교차…어깨 무거운 김창태 | LG이노텍②

Numbers 2023. 10.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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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실적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흥행여부에 좌지우지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애플의 협력사로 선정되며 LG이노텍 또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실적 변동성도 심화된 까닭이다. 현 CFO인 김창태 전무는 재무관리 성과를 인정받으며 살림을 도맡고 있지만, 최근 실적이 부진해지며 위기를 맞았다.

전통적인 ‘재무통’인 김 전무는 LG이노텍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대실적을 기록하자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건전성 개선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LG이노텍의 실적이 꺾이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애플 매출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이 전장(자동자 전자 부품) 등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투자, 조달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김 전무는 어깨가 무거워졌다. 

 

재경·경영진단 거친 ‘재무통’…과제는?

 

 

LG전자 출신인 김 전무는 2010년 LG이노텍에서 재경실장, 경영진단담당 임원을 잇따라 역임하며 재무통으로 성장했다. 정철동 대표의 뒤를 이어 2019년 말 CFO로 선임된 그는 함께 일했던 신정곤 책임을 재경담당 상무로 데려왔고, 김민준 경영기획담당 상무까지 영입하며 자체적인 재무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는 취임 이후 LG이노텍의 최대 실적에 발맞춰 재무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 실제 김 전무가 CFO를 맡은 이후 LG이노텍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2019년 연결기준 161.8%를 기록했던 LG이노텍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9.6%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3.4%에서 20.7%로 감소했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자 LG이노텍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지표는 다시 오르고 있다.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1.5%로 전년 반기(112.1%) 대비 소폭 증가했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같은 기간 22.8%에서 29.2%로 올랐다.

이 가운데 김 전무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최근 LG이노텍은 전장 사업을 육성해 부진한 부품 사업을 만회할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전장 사업 핵심 생산기지인 멕시코 공장 증설을 놓고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신사업 10년째 ‘제자리걸음’…어쩌나?

 

단위:억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 전무의 자금조달 전략은 ‘아이폰15’ 흥행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돈을 벌어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요 국가에서 순차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흥행에 따라 LG이노텍 신사업의 명운도 갈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에서 대부분의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당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81.5%이며 기판소재, 전장부품, 기타 영역이 한자릿수 비중으로 나머지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LG이노텍은 이전부터 광학솔루션 이외의 신사업 영역을 육성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애플의 수주를 따내며 광학솔루션 전체 매출이 매년 확대되는 한편, 기판소재와 전장부품 등의 영역은 10년 전 매출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10년 전인 2012년 2조99억원에서 지난해 15조964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판소재 사업부는 1조4092억원에서 1조6938억원, 전장부품 사업은 LG이노텍이 사업에 진출한 2014년 1조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463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특히 전장 사업은 2018년 적자전환한 뒤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LG이노텍이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접는 대신 주력 신사업으로 키웠던 LED(발광다이오드) 사업부문은 2019년까지 적자만 냈고, 2020년 사업이 종료됐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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