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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반도체, 2년 만에 또 매각설 휩싸인 배경은

Numbers_ 2024. 2. 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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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반도체, 2년 만에 또 매각설 휩싸인 배경은

SFA의 반도체 후공정 자회사인 SFA반도체가 2022년 이후 2년만에 또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대규모 결손금을 보유한 SFA반도체는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매각설에 대해선 부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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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 아산 사업장 전경. (사진=SFA)


SFA의 반도체 후공정 자회사인 SFA반도체가 2022년 이후 2년만에 또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대규모 결손금을 보유한 SFA반도체는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매각설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최근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SFA반도체 인수를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과 SFA반도체는 이 사안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M&A(인수합병)가 성사되면 두산이 해당 사업에 뛰어든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미래 신사업으로 반도체를 낙점하고 2022년 4600억원에 테스나(현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며 사업에 뛰어 들었다. 두산은 2027년까지 반도체 사업에 총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M&A를 추진해왔다. 우선 CIS(CMOS 이미지센서) 테스트 수주 비중이 높은 두산테스나는 이날 CIS 후공정 전문 역량을 갖춘 엔지온 인수를 마무리했다.

업계에선 두산이 다음 인수 목록에 SFA반도체를 올렸다는 추측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PMIC(전력관리칩)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패키징 역량을 갖춘 SFA반도체를 통해 반도체 첨단패키징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SFA반도체의 매각 주체인 SFA의 대주주 디와이홀딩스는 지난 2022년 약 8000억원의 몸 값을 제시했으나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고, 현재도 8000억~9000억원 수준으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8년간 결손금 해소 못해…매각이 답?

 

지난 1998년 삼성전자 온양공장이 분사되면서 설립된 SFA반도체는 2002년 보광그룹에 인수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5년 보광그룹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고, SFA가 SFA반도체를 1900억원에 인수하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모회사인 SFA 또한 삼성 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어 SFA반도체도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이 높다. 업계에선 SFA반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SFA반도체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탄탄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비교적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췄지만 SFA 입장에선 불효자에 속한다. SFA가 SFA반도체를 인수할 당시 이 회사의 결손금은 1809억원에 달했다. 이후 SFA반도체는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실적을 회복했지만 2023년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248억원으로 결손금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SFA반도체는 2023년 3분기 매출 3407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37.30%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에 SFA반도체는 지난 1월 사업성이 낮은 중국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사업 조정에 나섰다. SFA반도체는 중국 법인 매각으로 280억원을 확보하고, 향후 이 자금을 기반으로 핵심 사업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SFA는 사실상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입장이다. SFA는 SFA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2년 매각을 추진했으나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첨단 패키징 기술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SFA반도체 매각 논의가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커지자 첨단 패키징 주목…몸값 협상 관건

 

생성형 AI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는 패키징 기술이 좌우한다는 말이 나온다. 반도체를 미세화하는 전공정은 이미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쳤고, 고성능 칩을 보호하고 최고 성능을 집적하는 패키징 과정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올해부터는 패키징 소재 본딩와이어 1위 기업인 엠케이전자, 첨단 패키징용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기업인 동진쎄미캠 등 패키징 관련 기업의 성장을 예고했다.

이에 두산그룹 또한 후공정 라인업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SFA반도체 매각이 탐나는 상황이다. 두산테스나가 이번에 인수한 엔지온은 백그라인딩, 쏘잉, 리콘 공정 등 일부 패키징 공정만 갖고 있지만, SFA반도체의 경우 국내 패키징 업체 중에서 가장 매출액이 큰 1위 사업자다. 

해당 사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SFA반도체를 비롯한 패키징 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M&A 목적으로) 컨택을 했다. 테스트 역량을 갖춘 두산테스나 하나만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만 SFA반도체가 워낙 높은 몸값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SFA반도체와 몸값 조율이 잘 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SFA와 SFA반도체 측은 2022년부터 이어진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SFA 관계자는 “최근 해외 자회사를 매각한 것이 시장에 SFA반도체 통 매각으로 잘못 알려졌고, 매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SFA반도체가 공격적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건 없지만 현재 주력 시장인 필리핀 2공장은 증설이 완료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