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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은 2009년 워크아웃을 경험했다. 당시 금호산업 간판을 달고 있던 금호건설을 워크아웃으로 내몬 건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 추진 영향이었다.
금호건설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행사에 연대보증을 제공한 사업장이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했다.
6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15년 다시 금호그룹 품에 안긴 금호산업은 이후 무리한 확장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금호건설은 시행사 보증을 무리하게 하지 않고 PF 자금 조달도 최소한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일부 지역 사업장에서 저조한 분양률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지역 사업장 분양률 제고 과제
금호건설이 진행하는 주택사업 중 현재 리스크가 가장 큰 사업장은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다. 도급액 1090억원 규모 사업이다. 2022년 분양에 나섰으나 398가구 모집에 72건만 접수되면서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이후 2023년 9월경 할인된 가격으로 재차 분양에 나섰으나 232가구 미달이 발생했다. 초기 계약률도 20%대로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가격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울산 지역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울산 신정동 사업의 경우 금호건설이 대출액 14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의 분양률은 57%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건설은 2022년 이후 분양 실적이 계속해서 부진한 상황이다. 2022년 청약에 나선 옥천역 금호어울림 더퍼스트의 경우 지난해 무순위 4차까지 간 끝에 물량 대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분양에 나선 양양 금호어울림 더퍼스트 역시 387가구 미달이 발생했다. 금호건설이 지난해 11월 청약에 나선 춘천 만천리 금호어울림더퍼스트의 경우 84㎡ 평형에서 일부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금호건설은 1조4810억원 규모의 주택 도급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급 공사의 평균 분양률은 78.8%로 다소 저조한 상황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울산 사업장의 경우 당초 20%~30% 대의 낮은 분양률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2배 이상 분양률을 끌어올린 상황이다"라며 "나머지 사업장들도 분양률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PF 보증 출자전환 여파, 보수적 접근 배경
금호건설의 PF 보증 금액은 지난해 9월 기준 6842억원이다. 이 중 서울 동작구 상도동(2027억원), 경기 용인 동천 2지구(1556억원), 인천 영종하늘도시(69억원) 관련 과거 워크아웃 당시 발생한 PF 보증 관련 채무다. 금호건설은 2022년 출자전환을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손실 확정시 해당 보증액은 PF 금액에서 제외된다.
이미 손실 확정이 예정돼 있는 사업장을 제외하면 금호건설의 실질적 PF 보증액은 3190억원까지 줄어든다. 업계는 금호건설이 PF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은 배경으로 과거 워크아웃 경험을 꼽는다.
금호건설은 주로 사업비가 확보된 신탁 사업 위주로 도급 계약을 체결해 PF 규모를 관리해 왔다. 또 시행사에 대한 무리한 연대보증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PF 리스크를 관리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지난해까지 경영관리본부를 이끌던 조완석 당시 부사장이 지난해 말부터 대표이사에 오른 것도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한 성과를 인정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호건설은 금호그룹 오너 3세 박세창 부회장이 현재 관리부문 사장을 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그룹 규모가 축소될 예정이기 때문에 조 대표와 박 부회장에겐 안정적으로 금호건설을 관리하는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현재 PF 보증액 대부분 장기 대출에 대한 보증이기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주요 PF 보증 사업장인 화성동탄2, 울산 신정동, 춘천 만천리 사업장의 대출 만기는 2025년 이후 도래한다.
금호건설의 2023년 9월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가 1576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규모는 1037억원 규모다. 현재 보유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충분히 상환할 수 있는 규모다. 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이뤄질 경우 31%의 지분을 보유한 금호건설도 추가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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