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글로벌 공격투자' 한국타이어, 무차입 기조 이어갈까

Numbers_ 2024. 2. 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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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격투자' 한국타이어, 무차입 기조 이어갈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미국과 유럽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사법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고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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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미국과 유럽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사법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고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더욱 힘을 받는 양상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반덤핑 관세율 인하 수혜를 입으며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그동안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던 경영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와 유럽 헝가리에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증설을 위해 2026년까지 테네시공장에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헝가리에는 2027년까지 7600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시장 수요 회복 및 성장에 대비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무역장벽 심화와 물류 대란에 따른 위험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실탄은 넉넉하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2년 말 1조9870억원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2조3257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부채비율도 34.1%에 불과했다.

그동안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펼칠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을 펼친 덕분이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1807억원에서 2022년 -505억원, 2023년 3분기 -9941억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예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뜻한다. 그만큼 한국타이어가 부채 대비 보유한 현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장 증설 등 투자 확장에 따라 이같은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서 (투자 등을 위해) 차입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까지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6.5%, 88.1% 증가한 8조9396억원과 1조3279억원을 기록했다. 신차용타이어(OE)와 교체용타이어(RE) 판매가 글로벌 대부분 지역에서 늘어난 덕택이다.

한국타이어는 주요 시장인 미국 테네시공장 증설을 통해 하루 고인치 승용차용(PCLT) 타이어 약 1만6000개,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약 3000개를 각각 생산할 예정이다. 또 미국이 한국 승용차·경트럭 타이어에 부과한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20%포인트가량 인하하면서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납품 단가도 10%가량 낮출 수 있어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약 1000억원 수준(회사 추정치)의 반덤핑 관세 환급을 받아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924억원을 기록했다.

헝가리공장을 시작으로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 체계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연간 17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헝가리 공장은 포르셰,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유럽지역 완성차 회사에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한다. 증설을 통해 TBR 하루 생산량을 2380개 늘릴 방침이다.

향후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현범 회장은 앞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성장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비롯한 친환경·미래 타이어 관련 투자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482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에 사용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2년 독자 개발해 출시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은 유럽, 북미, 한국 시장을 비롯한 중국과 기타지역까지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