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실적 자신감에 ‘사업재편’ 분주…실탄 조달 나설까

Numbers_ 2024. 2. 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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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자신감에 ‘사업재편’ 분주…실탄 조달 나설까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수소 사업 본격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 등 조직 재편으로 분주하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갖추고 속도를 올리는 양상이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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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수소 사업 본격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 등 조직 재편으로 분주하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갖추고 속도를 올리는 양상이다. 여기에 올해 미래기술 확보 차원에서 연구개발(R&D)와 설비투자(CAPEX) 등에 12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조달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직 개편 속도, 핵심 키워드 ‘수소·소프트웨어’ 방점

 

현대차그룹은 최근 추진 중인 수소 생태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16일 현대모비스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과 관련한 설비 및 자산에 더해 R&D 및 생산∙품질 인력 등을 함께 인수한다.

이번 계약은 이원화된 사업 구조를 하나로 연결해 수소연료전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수소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다. 또 친환경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메가와트(MW)급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기 생산 인프라를 갖춘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실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HD현대그룹과 협업하는 등 범현대가 차원에서 동맹 관계도 강화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에너지(Woodside Energy)와 일본의 선사 MOL(Mitsui O.S.K. Lines)은 액화수소 운송 밸류체인 구축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핵심 계열사 현대차는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CES에 참여해 그간 추진하던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에서 한 걸음 나아가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모든 것(SDx, Software-defined everything)'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우며 대전환을 예고했다. 여기에는 2022년 인수한 ‘포티투닷(42dot)’이 중심에 있다.

정기 인사를 통해 R&D 조직도 개편을 진행했다. 분산됐던 R&D 조직을 미래차 중심의 ‘AVP(미래차플랫폼)본부’와 양산차 위주의 ‘R&D본부’로 통합·재편했다. 특히 AVP 본부장으로 포티투닷 대표인 송창현 사장이 맡으면서 전권을 쥐었다. 기존 남양연구소 최고기술책임(CTO) 조직의 차세대 플랫폼 개발팀을 비롯한 SW 담당 조직과 SDV본부 등 SW 개발 인력을 AVP 본부로 통합했다.

 

현대차 주요 재무현황(자료=현대차 IR Book)

 

현대차·기아 ‘수익성’ 뒷받침, 지속적인 현금자산 확보 관건

 

현대차그룹의 변화는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성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4%, 53.7% 증가한 15조1269억원, 12조2723억원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1조6079억원, 8조7778억원으로 60.5%, 62.3% 증가했다.

실적 개선세로 인해 우호적 경영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잇따라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높였다. 앞서 무디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을 ‘A3’으로 상향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피치도 각각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상향했다.

현대차는 올해 12조4000억원, 2032년까지 109조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등 설비투자(CAPEX)에 5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R&D 용도로도 4조9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R&D 투자는 전기차, 제네시스, 고성능 'N' 브랜드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미래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기아는 태국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는 상황이다.

주요 계열사의 조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19조원으로 1년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투자를 집행하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부채비율도 177.4%로 안정적이다. 같은 기간 기아의 현금성 자산은 20조원이고 부채비율도 73.2%에 불과하다.

실적 성과를 토대로 곳간을 두둑하게 채웠지만 CAPEX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는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에 따라 조달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점도 각종 조달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현대차 인도 현지 법인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추측이 나오는 배경도 결국 대규모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꼽을 수 있다. 다만 현대차는 정해진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 회사채 발행 이력을 살펴보면 2020년과 2021년 각각 한 번 추진했다.

기아 주요 재무현황(자료=기아 IR Book)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