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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회사채 발행' 가뭄 속 흥행

Numbers 2023. 10. 20. 14:38

HD현대일렉트릭이 입주한 HD현대 사옥. (사진=HD현대)


전력기업 HD현대일렉트릭이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업황이 개선된 덕에 금리도 대폭 낮췄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회사채를 28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총 250억원의 공모채 모집에 202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과 3년물 모집에 각각 1130억원, 89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희망금리밴드로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 기준 ±30bp(1bp=0.01%포인트)를 제시했다. 2년물은 -65bp, 3년물은 -59bp ‘언더금리’로 모집액을 채웠다. 업황 개선으로 실적이 증가하고 신용등급 전망이 개선된 게 투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기업인 HD현대일렉트릭은 고압차단기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올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유가 상승 덕에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가 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4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8.7%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은 35.8%, 영업이익률은 3.8%포인트 늘었다. 

실적 향상 기대감에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사업 기반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양호한 시장 환경과 재무안정성 개선 전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이 ‘A-’에서 ‘A0’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부담에 하반기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다는 점에서 이번 흥행은 더욱 눈에 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자본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채권시장 수급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과 함께 이달 언더발행에 성공한 기업은 HD현대중공업과 LS전선, 현대백화점 등이다. 50bp의 금리를 제시한 HD현대중공업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1년 6개월물 -29bp, 2년물 -20bp로 모집 물량을 채웠다. LS전선은 2년물 -1bp·3년물 -25bp, 현대백화점은 2년물과 3년물 각각 -10bp에서 모집액을 확보했다. 

반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오버금리로 모집액을 채웠다. 민평금리 대비 △SK텔레콤 3년물 +8bp·5년물 +7bp △한국투자증권 2년물과 3년물 각각 +29bp △롯데칠성음료 3년물 +8bp △GS파워 5년물 +19bp △포스코퓨처엠 2년물과 3년물 각각 +10bp 등이다. 

모집액을 채우지 못하거나 발행을 미룬 기업도 있다.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 SK인천석유화학은 최대 2000억원 증액을 목표로 했지만 152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LG유플러스 등은 이달 회사채 발행을 연기할 계획이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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