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8%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권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서 회사채 투자심리가 더욱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기업들은 공모시장 투자심리 현재보다 악화되는 것을 대비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BBB-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 11.199%에 마감했다. BBB-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 4일부터 11%대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 또한 4.796%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단기물 금리도 오름세다. 단기 자금시장 바로미터인 기업어음(CP) 91일 만기 금리는 이날 4.06%로 전 거래일 대비 0.01%p 상승했다. CP 금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4%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국채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2bp(1bp=0.01%p) 급등하며 4.8%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최근 한·미 금리간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면서 국내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차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총 11조4891억원에 달한다. 내년 상반기에도 41조9077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은행채 발행이 증가 중인 것 또한 회사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우량채로 취급되는 은행채 발행이 늘면 채권시장에 ‘수급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5조800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달성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한·미 금리 간 상관관계는 더욱 높아졌다”며 “미국 금리가 높아질수록 단기적으로는 PF 및 가계부채와 연동된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 은행채 발행량 증가 등 악재에 더 민감해지면서 수급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AA급 이상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분주해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높은 조달비용을 감내하고 선제적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양새다.
AA+급인 현대백화점은 지난 5일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2년물 800억원 모집에 7100억원, 3년물 1200억원 모집에 1조1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달 10일에는 한국투자증권(AA0)이 1500억원 모집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같은 달 11일 롯데칠성음료(AA0)도 1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 외에도 에코프로비엠, LG유플러스, LS전선, LS일렉트릭 등 다수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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