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채권

[어바웃C] '연임 성공' 차동석 LG화학 사장, 신성장 투자 '여유 실탄' 확보

Numbers_ 2024. 3. 4. 16:01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C] '연임 성공' 차동석 LG화학 사장, 신성장 투자 '여유 실탄' 확보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LG화학이 곳간지기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재임에 나섰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사업 분할과

www.numbers.co.kr

 

그래픽=박진화 기자


LG화학이 곳간지기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재임에 나섰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사업 분할과 재무구조 개선 등 업무를 수행하며 신뢰를 쌓은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추진한 회사채 발행도 흥행을 이끌어내며 여유자금도 확보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3대 신성장 동력에 투입할 전망이다.

LG화학은 25일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논의한다. 차 사장은 앞서 2019년부터 CFO에 올라 사업 재편과 리스크 관리를 맡았고 1년만인 2020년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들어왔다. 이처럼 역량을 인정받아 2022년 11월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1963년생인 차 사장은 LG그룹내에서 정통 재무 전문가로 신임을 받고 있다. 1988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회계와 금융, 세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0년에는 LG그룹의 출세 코스인 ㈜LG 재경팀장으로 발령받아 그룹 전반의 재무 관리를 책임졌다. 이후 2014년 서브원 CFO를 비롯해 2018년 에스앤아이 CFO를 거치며 승승장구했고 이후 친정인 LG화학으로 복귀했다.

그동안 LG화학은 크고 작은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2020년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던 전지사업부의 물적분할 작업은 자본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다. 당시 CFO인 차 사장은 분할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또 잘나가는 핵심사업을 떼어낸데 따른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배당정책 강화 등의 방안을 내놓으며 해결사 역할을 수행했다.

LG화학은 2차전지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한 이후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소재(Sustainability) △2차전지 소재 △신약 부문을 3대 신규 성장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예고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재무적 뒷받침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차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지정학적 리스크 원료가 상승 영향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은 영업손실 14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규 성장사업은 꾸준한 자금이 필요하다. 3대 신성장 동력은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달 28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예고한데 따른 차입금 등 재무 부담을 고려한 판단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에비타(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약 3.2배로 2022년 2.4배 대비 상승했다. 

LG화학 재무 현황(자료=LG화학 IR Book)


차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면서 재무 안정성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말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89.2%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년전보다 6000억원 늘어난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회사채 흥행에 성공하며 당초 예정보다 두배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3조44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따라 규모를 1조원으로 늘려 발행하게 됐다. 당초 조달 자금은 만기 회사채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번에 규모를 늘리면서 87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쓰고 나머지 여유자금인 1300억원은 시설 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다.

여유자금은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HVO는 폐식용유 등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한다. LG화학은 올 1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그룹과 차세대 바이오 오일 합작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설립했다. 이와 관련 2026년까지 대산 사업장에 연 30만t 규모의 HVO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섰다. 공장 건립에 총 7500억원을 투입하는데 이번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1300억원도 여기에 들어간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