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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이 외부 자금조달 과정에서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현실화 리스크를 피해갔다. 회사채 완판에 이어 조달금리 인하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얼어붙은 투심을 녹였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배 넘는 주문을 모집한 현대차증권은 모든 트렌치에서 언더발행에 성공했다.
회사채 모집 규모는 1000억원이며 수요예측 주문 접수 규모는 6600억원이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4550억원, 3년물 500억원 모집에 2050억원 수요를 각각 확보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은 회사채 규모를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키로 했다.
개별민평대비 2년물은 -0.15%포인트 가산된 4.221%, 3년물은 -0.11%포인트 가산된 4.312%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올해 언더발행에 성공한 증권사는 NH증권에 이어 현대차증권이 두번째다. NH증권은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적고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다.
이밖에 미래에셋·삼성·KB·유안타증권 등은 건설업 불황과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언더발행에 실패했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PF 위험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부동산PF로 얼어붙은 투심을 돌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부동산PF 관련 자산 건전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3분기 요주의이하자산규모가 2790억원으로 2021년 말 843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49.3%로 대형사 평균 비율 44.9%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부동산 사업장에 대한 리스크 비중은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산PF 매입확약이 우발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순자본비율은 양호하지만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자본인정금액이 줄고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증권의 총 위험액은 5203억원으로 전년대비 6.6%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단기적으로 영업환경 저하에 따른 수익변동성과 대손부담 증가 가능성이 존재해 관련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이 언더발행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꼽힌다. 현대차증권은 2008년 5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종합증권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회사 지분의 45.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전반적인 경쟁 지위는 대형증권사에 비해 열위한 편이다. 다만 그룹 지원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자산관리 부문에서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해 경쟁 증권사보다 사업 안정성이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증권은 그룹과 협력사 직원들을 상대로 퇴직연금을 유치하고 MMF, MMT 등 금융상품을 운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사업과 재무적 수혜를 받고 있다. 이같은 영업네트워크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지녔다.
그룹 계열의 지원 능력과 의지가 종합적으로 반영돼 현대차증권은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상향 조정된 ‘AA-·안정적’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계열은 완성차 부문의 선도적 시장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수직 계열화된 사업 부문별 시너지 창출, 풍부한 유동성, 우수한 현금창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계열의 지원능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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