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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롯데카드 매각 ‘삼중고’...몸값 낮출까?

Numbers 2023. 9. 18. 15:09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매각이 난항에 빠졌다.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과 조달금리 비용 증가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직원 배임 사고로 법적 리스크까지 안게 돼 매물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익 저하와 배임 사건이 롯데카드의 기업가치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잇단 악재로 매각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롯데카드의 몸값을 낮출 지 이목이 쏠린다.

롯데카드는 최근 여행·여가 관련 업종 매출 증가로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증가했다. 다른 금융업권의 가계대출이 줄자 신용카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몰려 풍선효과를 누린 덕이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의 올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4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가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외 업황 악화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의 연체율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1.4%로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 늘었다. 

특히 부동산 PF 중심의 대출 채권이 잠재 위험으로 거론된다. 롯데카드는 경쟁사 대비 부동산PF 중심의 기업 금융에 특화돼 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PF 사업을 적극 추진한 영향이다. 6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은 1조4000억원으로 영업자산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장 매각이 모두 끝나 부동산PF 대출의 부실채권은 없으나 사업장 인허가와 분양개시 지연 등의 이유로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의 연체 여신인 요주의여신 비중은 24.7%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요주의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와 요주의여신 비중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금융 관련 대손비용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98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128억원으로 57.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는 로카모빌리티 매각 이익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순이익 10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규모다.

한국기업평가는 “고물가 및 금리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둔화,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으로 내수소비가 위축돼, 결제서비스 부문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평균조달금리가 높은 점도 부담이다. 롯데카드의 평균조달금리는 3.5%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평균조달금리 2.9%보다 0.6%포인트 높다. 신규로 발행하는 금리가 만기가 도래하는 금리보다 높아 차환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증가한 결과다. 다만 선제적 자금조달과 로카모빌리티 매각(2608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어 조달금리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한국기업평가는 내다봤다.

롯데카드의 자산 건전성 저하가 전망되는 가운데 법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롯데카드 직원 2명과 관련 협력 업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롯데카드 직원이 협력업체에 105억원을 지급하고 66억원을 대가로 받았다는 의혹이다. 다만 해당 배임건은 MBK파트너스가 자체 조사를 통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사안으로, 일각에서는 자체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한 점을 높이 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5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1조3810억원에 롯데카드 지분 59.83%를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유력한 잠재 원매자로는 하나금융그룹, 우리은행, KT, KB금융그룹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들 금융지주들은 현재 내부 이슈가 많아 인수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몸값을 낮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다. 출자자(LP)에게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입장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존의 매각가 3조원을 고집할 것이라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펀드업계에서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수익 저하와 법적 리스크는 매각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MBK파트너스는 인수합병(M&A) 시기를 늦추더라도 초기에 책정한 매각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의견을 밝혔다. 

MBK파트너스 측은 “금리 인상 등 매크로 환경으로 M&A 시장이 전체적으로 ‘슬로우 다운’ 기조를 보이고 있다. 카드 업계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롯데카드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나 질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할 시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직원 배임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건이 기업가치와 직접 연관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계기로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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