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HMM 인수전 등판’ JKL, 롯데손보 매각 눈높이 낮추나

Numbers_ 2023. 9. 20. 15:27

롯데손해보험 사옥 외경.(사진=롯데손해보험)

 

하림과 손을 잡고 HMM 인수전에 뛰어든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인수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빅딜인 만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각 가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원매자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JKL파트너스는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려 5조원에 달하는 HMM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실탄 마련을 강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손보, 매각 닻 올랐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에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했다. 6월 롯데그룹으로부터 구주 7182만여주를 약 3734억원(주당 5199원)에 인수했고 10월 36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6725만여주(약 3562억원, 주당 2130원)를 받아갔다. 총 7300억원가량을 투입해 지분 77%를 확보한 셈이다.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주당 평균 투자액은 3052원 수준으로 JKL파트너스는 이보다 웃도는 주가에 매각가를 책정해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매각가는 2조7000억~3조원이 거론된다. 다만 전날(18일) 종가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주가는 2390원에 맴돌고 있어 매각자 측과 격차가 큰 편이다. 이에 따른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74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등한 가격으로 이전까지 롯데손해보험의 시가총액은 5567억원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이 상장사인 만큼 시장에서 형성된 가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는 가운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산해 2조원이 넘는 매각가는 과하다는 분위기다. 롯데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과 최근 수년간 실적이 계속 부진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고평가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롯데손해보험은 시장점유율은 2.4%에 그치는 중소형 손해보험사로 작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9년 롯데손해보험을 손에 넣게 된 JKL파트너스는 인수 첫해인 2019년 512억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2020년에 2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부동산 등 자산 매각으로 1199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2022년 63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롯데손해보험은 매출액이 3조6130억원, 영업이익이 -765억원에 달한다. 현금창출능력을 엿볼 수 있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87억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던 셈이다.

현재 MG손해보험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있는 점도 롯데손해보험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은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매각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새출발’ 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인 만큼 (MG손보의) 매물로서 매력도는 (롯데손해보험에)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다른 길 걷나

 

이처럼 매도자와 원매자의 눈높이 차이가 클 것으로 보여 몸값 간극 해소가 거래 성사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매각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손해보험과 같이 ‘롯데’ 브랜드 사용을 하고 잇는 롯데카드도 매각가 눈높이 차이가 심해 지난해 매각이 불발됐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도 롯데카드의 몸값을 약 3조원대로 추정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하나금융그룹과 사모펀드 3~4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카드업황을 둘러싼 비우호적 환경과 몸값 고평가 논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가 책정한 롯데카드의 몸값 3조원은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지분(59.8%)을 인수할 당시 납부한 대금(1조380억원)의 2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가를 낮춰서라도 딜을 강행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JKL파트너스는 5조원이 넘는 HMM 인수전에 하림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참여해 인수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PE 입장에서는 매각가를 최대치로 부르겠지만 딜 성사를 위해 더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격이 낮을수록 금융지주사 등의 금융권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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