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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기사업부 인수전, '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2파전 되나

Numbers_ 2024. 3. 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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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예비입찰에 참여한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네 곳 모두 이번 딜이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각자 사정이 다른 만큼 LCC들의 인수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양상이다.

6일 투자은행(IB)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최근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등 LCC 4곳에 숏리스트(적격후보자) 선정 사실을 통보했다. 이들 LCC는 지난달 28일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예비입찰에 참여한 항공사다.

IB 업계에서는 본입찰 이후 실질적인 인수 후보가 어느 정도 추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로선 매각자 측이 본입찰 흥행을 위해 진성 원매자와 인수 가능 후보자를 가려내기보다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주항공의 이번 예비입찰 참여를 두고 진성 원매자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매각자 측인 산업은행이 주요 LCC들이 모두 참전하도록 경쟁 구도를 최대한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제주항공에 입찰 참여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제주항공은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허들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제주항공의 국내선 화물 점유율(11.6%)은 높은 수준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 시 기업결합심사 대상자다. 이밖에 현재 애경그룹의 재무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아시아나 화물기사업부 인수 여력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계열사 지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 지분 상당수(45.22%)를 담보로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의 인수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스타항공은 분할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를 운영할 수 있는 화물사업자 자격이 현재로선 없다. 이스타항공은 면허를 재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중으로 유럽연합(EU) 진행위원회(EC)의 최종 심사가 있는 올 연말 전까지 자격을 취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면허 발급 시점이 불확실해 딜(Deal) 무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여객 사업만 영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화물기 사업에 대한 이해도 및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항공당국의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놓고 사실상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 2파전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이들은 다른 LCC들과 비교했을 때 매출, 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화물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데다 인수 의지도 강하다. 관건은 이들의 자금 조달 여부가 될 전망이다.

총 11편의 화물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가는 약 5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사업부의 부채 규모가 1조원에 달해 인수 후보자는 2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2022년 기준 에어프레미아(227억원), 에어인천(4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과도한 부담이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 확대에 따른 신규 항공기 도입 등으로 투자 비용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 LCC는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등과 협력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항공산업은 비상 상황에서는 공동체의 전체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활용되는 국가 존립에 필수적인 국가기간산업이다. 국내법상 외국인과 외국법인의 지분율 제한(50% 미만) 등 사실상 외국 자본 투입에 제약이 커 이들 LCC들의 자금 확보 향방에 눈길이 모인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