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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반등을 예고했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회복세의 중심에는 최성안 부회장이 있다. 최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특명에 따라 '삼성중공업 부활'과 '뉴삼성 구상'이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 체제 '첫 부회장'…중공업 홀대론 지운다
최 부회장은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을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회사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 화공사업팀에 입사해 정유사업본부 PM, 조달본부장, 화공사업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특히 태국·멕시코·알제리 등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해외 화공 플랜트 프로젝트 성공을 주도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수주 경쟁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에 허덕였다. 2015년에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2012년 20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2015년 2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최 부회장은 이처럼 삼성엔지니어링이 위기에 빠진 2018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에게는 삼성엔지니어링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저가 수주 전략 대신 질적 성장을 도모했고 취임 첫해 흑자전환을 달성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최 부회장이 재직하던 시기 삼성엔지니어링 영업이익은 2018년 1964억원에서 2019년 4227억원, 2020년 3612억원, 2021년 5033억원, 2022년 7029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최 부회장은 올해 그룹 내 유일한 적자기업인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의 활약을 눈여겨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그를 중공업 분야 '뉴삼성' 선봉장으로 발탁했다. 삼성중공업이 2009년 김징완 부회장 이후 13년 만에 맞이한 부회장급 경영진이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회장' 체제 이후 처음 발탁된 부회장 인사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그동안 그룹 내에서 홀대받던 중공업 부문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 회장이 조선·플랜트 부문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고 삼성중공업 경쟁력 복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엔지니어링' 성공 재현, 'FLNG' 사업 승부수
삼성중공업이 놓인 상황은 과거 부진했던 삼성엔지니어링과 유사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렸다.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을 상대로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최근 3년간 매출은 2020년 6조8603억원, 2021년 6조6220억원, 2022년 5조9447억원으로 평균 6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조선업이 호황기를 누리던 2009년(13조949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최근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2020년 1조541억원, 2021년 1조3120억원, 2022년 8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랜 기간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연결기준 부채총액은 2020년말 9조2039억원에서 2022년말에는 10조919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47.5%에서 305.7%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최근 본격적인 반등을 앞두고 있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22개 분기 만에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연간 매출 8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금 보유량도 늘리고 있다. 통상 조선사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수주를 진행한다. 계약 체결 시 선박 가격이 결정되며 일정 기간을 나눠 일부 선수금을 받는다. 건조가 완료되고 선주에게 배가 인도되는 시점에서 나머지 대금을 받는 계약 형태다. 대금을 받기 전까지는 조선사 자체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현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019년말 당시 857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말 1조5133억원, 2021년말 1조1707억원, 2022년말 1조324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말에는 9578억원으로 줄었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쌓은 에너지 플랜트 분야 전문성을 조선업에도 적용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의 하나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FLNG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척당 가격이 15억∼20억달러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설비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건조된 총 5척의 FLNG 중 4척을 수주하며 글로벌 점유율 80%를 유지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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