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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면서 푸드테크 ‘1호’ 상장 기업 타이틀에 한층 가까워졌다. 식신은 일반 상장과는 달리 사업모델(BM)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신이 이 방식을 통해 상장에 성공한다면 시장경쟁력과 성장성을 갖춘 여타 푸드테크 기업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식신의 상장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식신의 상장에 따라 국내 푸드테크 산업 발전 또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앞서 사업모델 특례로 상장한 기업들 대부분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현실은 '1호' 타이틀을 짊어진 식신이 넘어야할 허들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식신은 지난달 28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3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마무리한 지 이틀만이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식신의 공모 밸류를 1200억원 선에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신은 2010년 설립된 푸드테크 기업이다. 맛집 평가 및 추천 서비스 ‘식신’을 시작으로 2015년 모바일 식권 서비스인 '식신e식권'을 론칭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2022년엔 외식특화 공간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트윈코리아까지 선보여 ‘푸드’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은 물론 가상세계를 아우르는 ‘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넓혔다는 평가다.
현재 식신이 주력으로 다루는 분야는 모바일 식권이다. 식신에 따르면 국내 기업 직장인의 점심 식대 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기업이 식대를 지원하는 절반(15조원)가량은 모바일 식대로 전환할 가능이 크다. 식신은 바로 이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다. 식신e식권을 사용하는 기업은 기존의 식대 장부나 종이 식권, 영수증 등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 없이 식대 관련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 법인카드나 종이식권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식신e식권 서비스는 현재 하루 약 23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2019년 340억원이던 식신e식권의 거래액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연간 거래액은 2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저도 아직 전체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1% 수준에도 미치지 않아 식신의 성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30조원에 달하는 직장인 식대 시장은 배달시장과 맞먹는 규모"라며 "이 관점에서 식신의 모바일 식권 서비스는 향후 올라갈 수 있는 성장 여력이 한참 남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푸드테크 최초 사업모델 특례상장
식신은 일반 상장이 아닌 사업모델(BM)기반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이란 아직 규모가 갖춰져 있지 않더라도 사업모델의 독창성이나 사업성이 뛰어날 경우 상장을 지원하는 제도로, 2017년 도입됐다. 자기자본 10억원, 시가총액 90억원이라는 기본조건을 전제로 하며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 2곳에서 각각 A,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식신은 지난해 9월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상태다. 평가에서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을 비롯해 복합결제단말기와 앱의 연동을 원활하게 하는 구내식당 용 FS(푸드서비스) 솔루션, 개인 최적화 빅데이터 플랫폼 등의 확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모바일 식권 사용량이 하루 중 점심시간대에 집중된 만큼 식신은 서버 분산 및 정보 보호 체계와 같은 보안 기술력을 크게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신 관계자는 "식신은 기술의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보다 빨리 활성화하기 위해 기술특례상장을 선택했다"며 "올해 상장 후 거래액 2500억원을 달성하고 동남아 시장 및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선행 기업들 가운데 가시적인 영업 성과를 달성한 곳이 부족하다는 점은 식신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대표적으로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기업이자 언어 인공지능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플리토와 유튜브 채널 '캐리언니'로 잘 알려진 콘텐츠회사 캐리소프트는 상장 후 5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식신 역시 거래액과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적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식신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11억원에서 2022년 22억원으로 두배 불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사업모델 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신뢰 역시 확고하지 않다"며 "식신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수요예측을 거쳐 증시 입성에 성공하더라도 성장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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