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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SGI서울보증 IPO 재추진 속내는

Numbers_ 2024. 3. 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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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SGI서울보증 IPO 재추진 속내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 지분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서울보증의 IPO(기업공개)를 재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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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좌)와 SGI서울보증보험. (사진=각사 제공)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SGI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 지분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서울보증의 IPO(기업공개)를 재추진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시장 가격 발견, 후속 매각의 용이성을 고려할 때 서울보증의 IPO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공자위는 예보,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등의 기관이 보유하는 주식 등 자산의 매각 등 공적자금 회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이에 따라 예보는 IPO, 소수지분 추가매각, 경영권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서울보증보험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공자위의 의결에 따라 예보는 오는 2025년 상반기 내에 보유하고 있는 서울보증 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다. 공자위와 예보는 서울보증의 상장을 통해 그동안 투입한 공적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예보가 서울보증의 IPO를 재추진하게 된 이유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가 5.5%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배당주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자위는 금융위가 2022년 배포한 서울보증 지분매각 추진계획에 있던 기존 로드맵의 일부를 수정했다. 

당시 예보는 우선 IPO를 통해 보유한 지분 약 10%를 증권시장에 상장해 매각(구주매출)할 계획이었다. 이어 2~3년 동안 예보의 보유지분을 수차례에 걸쳐 입찰 또는 블록세일을 통해 1회 약 10%, 최대 33.85%를 매각하려고 했다. 그리고 50%에 1주 이상의 물량을 더해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의 단계를 거치려 했다.

이번에 수정한 부분은 소수지분 추가매각 관련 부분이다. 기존에 1회에 약 10%라는 내용을 빼고 기간도 2~3년이 아닌 상장 완료 후 상환기금 청산 전까지로 유연하게 변경한 것이다.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매각 비율을 10%로 못박을 경우 이를 두고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10%씩 한 번에 매각한다면 할인율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낄 수도 있다"며 "따라서 고정된 수치를 빼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물량과 할인율을 선택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예보는 지난해 10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마감일을 앞두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만에 장중 5%를 넘어서며 IPO를 철회했다. 서울보증이 배당주 성격이 강한데, 미국 채권금리가 올라가면 배당주 가치가 그만큼 떨어져 원하는만큼의 공모가를 받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을 2021년 50.2%, 2022년 50.2%, 2023년 50.0%로 가져가며 평균 50%대의 고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예보는 1998년 외환위기로 지급불능 상태였던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해 서울보증을 출범시킨 후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총 10조원 가량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4조60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이 없는 구주매출 100%로 진행한다. 매출 전액은 공적자금 상환 자금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구주매출 방식은 신주 발행을 통한 IPO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 유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상장 규정에 따라 매각제한이 걸린 예보의 지분 중 83.85%가 6개월 후 모두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불량) 발생 가능성이 큰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예보 관계자는 "최대한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보증은 성공적인 IPO를 위해 외부 진단을 통한 경영 효율화,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명순 서울보증 대표는 '2024 연간경영전략회의'에서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손익중심 경영체계 정착이 중요하다"며 "전사를 손익중심의 조직으로 개편하고 평가체계를 전환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원보험, 재보험, 자산운용 등 부문별로 수익성을 높이고 성장성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의 재무 플랜을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