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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 '반쪽 매각?'...대한항공, 숨은 속내 따로 있나

Numbers_ 2024. 3. 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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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 '반쪽 매각?'...대한항공, 숨은 속내 따로 있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 대상에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 등이 제외되면서 인수 후보자 안팎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화물사업과 연관성이 큰 주요 자산들이 거래 대상에서 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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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 대상에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 등이 제외되면서 인수 후보자 안팎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화물사업과 연관성이 큰 주요 자산들이 거래 대상에서 빠진 가운데 이번 딜의 실질 주체인 대한항공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분할 매각을 추진 중인 화물기사업부에는 격납고와 지상조업사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

격납고는 항공기를 넣어두고 정비와 점검 등을 실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화물 기체 11대 중 8기는 대부분 25년 이상이다. 사실상 격납고에서 정기적인 수리 없다면 화물기를 운용하기 힘든 수준이다. 격납고 없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가 매각 후 계속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상조업 서비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지상조업이란 공항을 이용하여 도착 및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의 운항을 위하여 지상에서 필요로 하는 제반 지원 활동이다. 화물사업의 경우 지상에서 차량을 통한 운반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운송 화물 처리 작업을 하는 지상조업사 직원이 없다면 화물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국내에서 항공 지상조업을 영위하는 곳은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KAS가 대표적이다. 한국공항KAS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를 인수하게 될 거래 당사자 역시 대한항공과 협의를 통해 5~10년 정도의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 대상에 지상조업사도 포함해서 분할해야 하는데 (매각자 측은) 분할하지 않고 (대한항공과) 계약으로 진행하겠다고 한다”며 “거래 당사자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종속된 하나의 회사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을 내리고 싶을 때 내려야 하는데 계약으로 지상조업 서비스가 진행된다면 순서가 대한항공과 그 자회사보다 뒤로 밀려날 게 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료=IB·항공업계)

 
이 때문에 국내 LCC(저가항공사)로 구성된 인수 후보들 사이에서는 이번 분할 및 매각 대상에 일부 자산이 부재한 것을 두고 대한항공의 전략적인 속내가 엿보인다고 보고 있다. 화물사업에 있어 중요한 일부 자산을 분할 및 매각 대상에서 제외해 거래 당사자의 사업부 영위 및 경영 지속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항공시장을 독점하려는 대한항공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 LCC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 거래로 제2의 아시아나항공이 나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며 “매각 대상에 핵심 자산을 제외해 대한항공의 뜻대로 사업부를 움직이려는 의중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LCC 간 경쟁을 부추겨 구주에 대한 매각 대금을 많이 받는 반면 신주 투입 대금을 줄여 분할된 사업부가 지속가능경영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역시 대한항공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화물기사업부 매각 자체가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된 딜”이라며 “기업결합이 무산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할 사업부 딜을 새롭게 파생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대한항공이 이번 거래에서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자 측은 격납고와 지상조업 서비스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와 함께 사용 중이기 때문에 대상에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매각자 측 한 관계자는 "지상조업과 격납고는 여객기도 함께 사용 중으로 아시아나가 보유한 화물기 비중을 고려해 이를 분할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은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매수인이 한국-유럽간 화물 노선을 운영할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부 자산을 의도적으로 매각 대상에 제외했다는 시각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