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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승기...'엑시트보다 정상화' 방점

Numbers_ 2024. 3. 2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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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승기...'엑시트보다 정상화' 방점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으로부터 받아내면서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시장은 한앤코의 남양유업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에 관심을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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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왼), 한앤컴퍼니(우) (사진=박선우 기자, 뉴스1·게티이미지뱅크·한앤컴퍼니 홈페이지)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으로부터 받아내면서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시장은 한앤코의 남양유업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한앤코는 경영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5일 한앤코가 지난달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한앤코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인 사실이 소명됐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한앤코는 즉각 경영진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한 한앤코는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얻어냈는데도 정기주주총회 주주명부가 지난해 말 폐쇄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앤코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과 함께 이달 29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남양유업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안건에는 이동춘·부사장을 각각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법원 측에서 받아들이면서 시장도 이번 경영권 분쟁을 한앤코의 승리로 결론 짓는 분위기다. 아직 홍 회장 일가가 정기주주총회 최대 의결권을 갖고 있어 한앤코 측의 안건들이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임시주주총회를 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경영권이 한앤코에게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레 한앤코의 남양유업 엑시트 방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홍 회장의 갑작스러운 매각 철회로 인해 무려 3년간 뜻하지 않은 시간적·금전적 비용을 감내하게 됐던 만큼 더욱 조명받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사명 변경과 더불어 구조조정, 백미당 사업 철수,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기상조인 느낌이 있지만 이미 한앤코 쪽으로 승기가 기운 상황이라 엑시트 이야기가 오가는 게 딱히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앤코는 현재 적자인 남양유업의 실적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1순위로 두는 분위기다. 한앤코 관계자는 “일단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다 EBITDA 또한 매년 100억~400억원대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968억원, 영업손실 7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또한 671억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