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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 ABL생명 인수 포기한 까닭은

Numbers 2023. 10. 26. 16:11

(사진=ABL생명)


BNK금융지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손을 잡고 ABL생명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으나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BNK금융지주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거래 종결성을 의식한 판단으로 보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와 함께 ABL생명 재입찰에 참여했으나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BNK금융지주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향후 4년간 신규 사업 진출이 막혀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사모펀드 운용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이번 ABL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

BNK금융지주는 그간 보험사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빈대인 회장은 올해 취임 후 공개 석상에서 보험업 진출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지주와 줄곧 비교기업으로 평가되는 지방금융지주사 DGB금융지주가 DGB생명을 통해 보험업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BNK금융지주도 보험업 진출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잇단 법률 위반, 보험업 진출 ‘안갯속’

 

업계는 BNK금융지주가 이번 ABL생명 인수 철회한 까닭으로 금융당국의 심사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보면 보험사 등 금융사를 인수하려는 자는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는 심사 대상의 법령 위반 정도를 감안해 적격성을 판단한다. 금융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의 경우 당국으로부터 인수 인가를 받긴 쉽지만 법령 위반 등으로 대주주가 적합하지 않다는 사유가 있을 경우 거래 종결성(Deal Certaint)은 막대한 지장을 입게 되는 셈이다.

BNK금융은 지난 2021년 10월 법원으로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 사유가 발생한 상황인 만큼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과거 BNK금융지주는 2015년 당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성 전 회장은 2015년 11월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후 다음 날 주가가 22.9%나 떨어지자 “거래 기업을 동원해 주식을 매수하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성 전 회장이 170억원대의 주가조작 혐의를 받으면서 경영진으로 함께 있던 빈 회장(당시 부산은행 미래채널본부 부행장)도 비판을 받았다. 2019년 BNK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했었으나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 등이 있었던 만큼 예비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당시에도 BNK금융지주는 성 전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었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를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수”라면서 “현재 BNK금융지주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거래 종결성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딜 드랍(거래 무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향후에도 BNK금융지주의 보험업 진출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BNK금융지주는 현재 잇단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올해 BNK금융지주는 자회사 경남은행은 차명거래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금융거래 설명 확인 의무 위반 등으로 또다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 이 밖에 경남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대규모 횡령 사고도 큰 논란이 됐다. 사고 금액은 2988억원으로 추산된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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