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자회사 떠나고 지주사에 남은 까닭은

Numbers_ 2024. 3. 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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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자회사 떠나고 지주사에 남은 까닭은

조현범 회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는 남기로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회사 등기이사직만 주총을 앞두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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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조현범 회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는 남기로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회사 등기이사직만 주총을 앞두고 사임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대주주의 경우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임원에 오르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등기이사직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4개의 소위원회 가운데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면서도 작년 이사회 참여 횟수는 1회에 그쳤다. 조 회장은 작년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런 이유로 등기이사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회사 한국타이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작년 이사회는 헝가리 생산법인 증설 투자나, 테네시 생산법인 증자 등 중요 현안을 다뤘지만 조 회장은 대부분의 의사 결정에 불참하고 보석으로 석방된 직후 열린 이사회에만 참석했다.  

한국타이어가 당초 올렸던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재판 중이기 때문에 모든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며 "올해 안건을 올리지 않은 한국앤컴퍼니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주총 소집 결의안을 공시한지 한달 만에 조 회장 재선임 안건을 삭제했다. 별다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사법 리스크에 따른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2021년 주총 당시 7%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현범 회장 선임안에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도 한국타이어의 7% 지분을 소유한 주요 주주로 남아있다. 

또 일부에서는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에서 등기임원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자회사 등기임원 사임 실효성을 지적하며 법적 책임 부담을 회피하려는 행보로 해석했다. 지주사 보다 사업회사가 공정거래, 사업장 안전 관리, 배임 등 각종 이슈에 더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한 의결권 자문사 관계자는 "사업회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난다 해도 지주회사에 남아있으면 경영권이나 지배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지주회사, 사업회사 모두 최대주주의 경우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오를 것을 권고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