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승계 6년 앞둔 LS가 '3세 후계자들' 홀로서기 셈법은

Numbers_ 2024. 3. 2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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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6년 앞둔 LS가 '3세 후계자들' 홀로서기 셈법은

LS그룹은 친족간 합의를 통해 공동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자은 회장은 2세 경영진의 마지막 주자다. 3세 승계를 위한 기반 마련도 그의 몫으로 남았다. 오너 3세 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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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LS그룹은 친족간 합의를 통해 공동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자은 회장은 2세 경영진의 마지막 주자다. 3세 승계를 위한 기반 마련도 그의 몫으로 남았다. 오너 3세 후계자들은 앞으로 6년간 차기 회장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구 회장의 계열사 기업공개(IPO) 발언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LS그룹은 오랜 기간 친족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03년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넷째), LS전선 명예회장, 구평회(다섯째) E1 명예회장, 구두회 명예회장이 계열분리를 통해 설립했는데 당시 형제들이 9년씩 번갈아 총수를 맡는 공동원칙을 확립했다. 오너 2세 경영은 2021년 취임한 구자은 회장까지 큰 잡음 없이 진행했다.

구 회장은 구두회 명예회장의 아들로 오너 2세대의 마지막 총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3세 후계자들은 6년후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오래 전부터 제기된 ㈜LS와 E1, 예스코홀딩스 각 지주사 중심의 계열분리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각각의 지주사가 자체적인 경영과 사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나왔다.

LS그룹의 계열분리 이슈가 부각되면서 승계 경쟁을 펼치는 오너 3세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그룹이 계열분리를 진행한다면 총수 자리의 상징성도 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LS 중심의 공동경영 체제와 계열분리는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는 의미다. LS그룹 창업주 일가가 주요 지주사 E1과 예스코홀딩스의 지배력을 각자 구축한 점도 계열분리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E1은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지분율 12.78%)을 중심으로 공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지주사 예스코홀딩스도 최대주주 구자은 회장(7.84%)을 비롯해 누나인 구은정씨(5.28%) 등 구두회 명예회장 일가의 비중이 높다. 반면 대표 지주사 ㈜LS가 최대주주 구자열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구씨 일가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어 정리가 쉽지 않다.

오너 3세 가운데 경영활동을 이행 중인 승계 후보는 5명이다. 오너 2세와 같은 방식의 공동경영 체제를 수행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현재 구태회 일가의 구본규 LS전선 대표와 구평회 일가의 구동휘 LS MnM(옛 LS니꼬동제련) 대표 양강구도를 굳혔다. 구본규 대표는 전통적 간판 전선사업을 영위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구동휘 부사장은 2차전지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 회장이 다수 계열사 IPO를 예고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지주사 ㈜LS가 계열사 IPO를 진행하면 기업가치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 IPO는 증자를 통한 투자금 조달 활동인 만큼, 계열사 보유 지분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연내 IPO를 목표로 잡은 ‘LS이링크’는 지주사 ㈜LS와 E1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자 과정에 참여하는 규모에 따라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한편으로 IPO는 3세 후계자에게 능력을 입증할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해당 이슈는 구동휘 대표가 선점하며 앞서고 있다. 1982년생인 구 대표는 구자열 의장의 아들이다. 그는 LS MnM의 IPO를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최근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해 “최대한 가치를 인정받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LS MnM은 IPO를 통해 2차전지 신사업 생산설비 구축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본규 대표 1979년생으로 2022년 LS전선 대표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앞서 적자에 시달리던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차기 레이스에 우위를 점했다. LS엠트론은 ㈜LS가 100% 지분을 보유한 트랙터 등 산업기계 전문업체다. 구 회장이 총수에 오르기 직전 대표를 맡았던 기업이기도 하며 IPO 대상 중 한 곳으로 꼽힌다.

LS그룹 지배구조(자료=공정거래위원회)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