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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I OECD 한국경제담당관 욘 파렐리우센 인터뷰

Numbers_ 2024. 4. 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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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 I OECD 한국경제담당관 욘 파렐리우센 인터뷰

(영상편집 = 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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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박진화)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제 전문가인 욘 파렐리우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로터>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한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파렐리우센 한국 경제담당관은 OECD가 2년마다 한국경제 동향과 정책을 분석해 정책 권고를 담은 보고서인 ‘한국경제보고서’를 총괄합니다. 

 


앞서 지난 2월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전망한 성장률 2.2%와 일치하지만 OECD가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2.3%의 전망치보다 낮습니다. 또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1% 포인트 상향해 2.3%로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과 대조되는 움직임입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작년 11월 가정치에 비해 약세를 나타냈다”며 “내수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돼 예상치를 소폭 낮추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것이 “극적인 것은 아니며 항상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내수 부진 지속, 사업 자금 조달과 주택 시장 부진이 문제로 작용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한국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가채무가 불어나고 있는 점이 과거 일본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중앙정부 채무는 작년 11월 말 기준 1100조원대를 기록하면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갔습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일본 공공부채는 GDP의 50~60% 수준에서 200%까지 올라갔다”며 “한국의 경우 연금, 의료, 장기 요양 관련 고령화로 드는 추가 비용으로 2060년까지 약 10%의 추가 세금이 발생하고 GDP 대비 세금은 현재 34%에서 2060년까지 약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의 재정수지 균형을 위해 고용 증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그는 “한국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 이는 한국에 좋은 소식”이라며 “청년 고용, 여성 고용과 가장 중요하게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건강을 오래 유지하면서 노인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 증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개혁안으로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개선이 꼽히며 특히 청년과 여성에게 중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현재 중소기업과 대형 기업 간의 큰 생산성 격차로 청년이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OECD는 올여름 공개하는 ‘한국경제보고서’에 고령화로 인한 재정적 영향과 이를 위한 정책 권고안을 담을 예정입니다.

그는 한국의 공교육과 보육 시스템은 상당히 잘 발달돼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까지 “여성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문제”라며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정책이 궁극적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것은 남성에게도 매우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노르웨이 재무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이 연금과 재정 개혁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북유럽의 ‘사회적 합의 모델’을 참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정부와 노조는 처음부터 특정 문제에 대해서 합의하지 않는데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노조, 전문가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구체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동의한 후에 해결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욘 파렐리우센 OECD 한국 경제담당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3월 1일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최경미, 박진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