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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다음주 아시아와 미주를 돌며 투자사들을 만난다. 국내 투자사들과 만남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가운데 해외 기관 유치로 IPO(기업공개) 흥행에 불을 지피겠단 전략이다.
마린솔루션은 구주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에 해외 기관들은 어떤 평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투자사 솔깃한 4가지
2일 김정혁 마린솔루션 CFO(상무)는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홍콩, 싱가포르, 뉴욕, 보스턴을 찾아 로드쇼(DR)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사실상 공모 시장은 가뭄이었다. 작년 10월 두산로보틱스의 흥행으로 공모 시장이 기지개를 켰고 기대주로 꼽히는 마린솔루션이 배턴을 이어 받았다.
김 상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이후 2년간 대부분의 기업들이 글로벌 오퍼링을 하지 않았다"며 흥행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박 건조부터 수리·개조·폐기까지 조선·해양 산업의 밸류체인 가운데 마린솔루션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운스트림에 해당한다. HD현대중공업이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면 마린솔루션이 선박이 운항되는 도중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얻는다.
선박의 수명은 대력 20년이 넘는다. 마린솔루션의 사업 모델은 선박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조선업이 불경기에 접어들어도 마린솔루션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디젤 선박을 친환경 연료로 운항하는 선박으로 개조할 경우 1척당 최대 300억원을 받는다.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연간 유형자산 투자액이 영업창출 현금의 2% 수준에 그친다. 업의 특성상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면서 현금 유출은 거의 없는 알짜인 셈이다. 국내 투자사들도 이 점을 투자 매력으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국내 NDR에서 회사의 숫자가 굉장히 특이하단 평이 주로 있었다"며 "▲고성장 ▲고마진 ▲소규모 자본적지출 ▲안정적 업황 등 4가지 측면을 강조해 투자사에 전달했고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넥스트 KKR 찾을까
앞서 흥행한 LG에너지솔루션은 구주 매출 비중을 20%로 낮췄으며 두산로보틱스는 전량 신주로 공모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린솔루션은 구주 445만주, 신주 445만주 등 총 890만주를 공모한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을 수록 실질적인 신사업 투자 재원의 규모도 줄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달갑지 않게 본다. 실제, 마린솔루션이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6000억~7000억원이지만 순수입금은 3226억원에 불과하다.
구주매출은 모두 FI(재무적 투자자)인 Global Vessel Solutions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짜여있다. Global Vessel Solutions은 사모펀드 회사 KKR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다.
향후 KKR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것을 감안하면, 다음주 예정된 로드쇼는 미래 전략적 투자사와 상견례인 셈이다. 해외 투자사가 '구주 매출 비중 50%'에 수긍할지 여부가 변수로 전망된다.
김 상무는 "향후 KKR이 잔여 지분을 매각할 때 시장에 최대한 충격이 덜 가도록 블록딜 방식으로 하겠다"며 "사업적 시너지를 함께 모색할 수 있는 투자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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